버려진 제품에 새로운 꿈을 불어 넣는다
수명을 다한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리사이클 제품. 사용 후 버려지는 물건이 또 다른 용도로 재해석된다는 점과 함께 친환경적인 메시지까지 담고 있어 점차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프라이탁’, ‘피트 헤인 에이크’ 등 해외의 리사이클 브랜드와 디자이너처럼 높은 명성을 얻고 있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친환경 메시지를 전한다는 좋은 취지와는 별개로 작품 활동에 가까운 제작 방식과 높은 가격대로 인해 소비자들이 쉽게 찾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리사이클과 패션을 접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리메이크마켓>의 김경아 대표는 스타일과 함께 실용성을 강조한다. 소비자들이 단지 좋은 취지의 제품을 샀다는 것을 넘어서 예쁜 제품을 싸게 구매했다는 만족감이 들어야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주요 고객층 역시 1~20 대 여성들로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경제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세대. 그래서 <리메이크마켓>의 의류와 주력 패션 소품은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13년 1월. 서울에서 패션광고를 만드는 아트 디렉터로 7년 간 활동한 그녀는 일을 하면서 옷이 얼마나 많이 만들어지고 그만큼 빨리 버려지는지 알게 되었다. 패션 업계의 초고속 소비 패턴 앞에서 김 대표는 사라지는 옷의 가치를 다시 살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여기에는 한 번 정 붙인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김 대표의 성격도 한 몫 거들었다.
그러나 사업에 대한 관련 지식이 거의 없었던 김 대표에게 창업은 쉽지 않았다. 창업 노하우를 알려줄 주변 사람이나 조언을 구할 이도 마땅치 않았다. 이에 김 대표는 먼저 블로그와 SNS를 시작했다. 실제 바느질이나 의류를 직접 제작하는 기술이 부족했던 그녀는 어려운 작업과정 없이 리사이클 패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개발해 공개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패션·스타일 관련 블로그와 차별화된 이런 방식은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직접 소품을 제작하기 힘든 일반인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다. 자신의 이력을 살려 제품을 매력적으로 소개하고 꾸준히 정보를 업데이트한 김 대표의 노력은 7만 명에 이르는 팔로워와 계속되는 구매 문의로 이어졌다.
여기에 자신감을 얻은 김 대표는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다. 다소 구석진 곳에 위치한 <리메이크마켓> 1호 매장을 찾는 많은 단골들 중에는 당시 SNS를 통해 인연을 맺은 고객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 대표가 사업을 좀 더 확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는 청년창업지원사업이었다. 1년 정도 매장을 운영하던 그녀에게 어느 날 모친께서 신문광고에 실린 사업을 추천한 것이다.
그중 지원사업 일환으로 대기업과 함께 진행된 상생협력전은 판로 개척에 큰 도움을 되었다. 이 기회를 통해 좋은 반응을 얻은 <리메이크마켓>은 현재 롯데백화점 명동점, 잠실점, 부산본점에 입점해 판매를 하고 있다. 기존 판매처가 백화점에 들어가면서 동반 입점한 경우가 있었지만 직접 이름을 걸고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매출 역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경성대 인근에 위치한 기존 매장과의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가격 책정에도 고심하고 있다. 대학가와 다른 소비 패턴을 가진 백화점 방문객들의 기호를 맞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판매처가 점차 늘어나면서 바빠지고 있는 김 대표의 다음 목표는 <리메이크마켓>이라는 공간의 개념 확장이다. 단지 규모를 늘려가는 것이 아닌 다양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창의적인 공간으로의 활용, 특정 생산자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패션과 이야기 콘텐츠가 함께 어우러진 장소로 발전시키고 싶은 것이 김 대표의 꿈이다.
첫 걸음은 가치의 재생산이라는 화두 아래 만들어진 색다른 제품들을 소개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다. 소비와 기부가 함께 이뤄지는 판매 방식이나 매거진 형태의 콘텐츠도 김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것들 중 하나다. 그녀는 이런 아이디어와 함께 소비자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실용적인 ‘이지 리사이클’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상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사람들을 유심히 보는 습관도 이 때문이다. 트렌드를 읽고 개선점을 발견하기 위해서이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이렇게 얻은 아이디어를 실제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What is your 2nd Dream?’. 김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제품에 새긴 문구이다.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의 현실과 다른 꿈과 이상을 바라보며 기쁨을 얻는다고 말한다. 가보지 못한 길, 동경하고 희망하는 것들이 지금을 지탱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미 꿈을 이룬 이들 역시 다음의 목표를 향해 정진한다.
김 대표 역시 디자이너라는 자신의 꿈을 이룬 후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더 이상 활용가치가 없다는 선고를 받은 제품들에게 두 번째 생명을 불어 넣는 김 대표가 꾸는 새로운 꿈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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