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최고의 먹거리를 만들고 싶다
블랙푸드는 검은색을 띈 자연식품이나 이로 만든 음식을 말한다. 이 중 인삼을 찌고 말린 홍삼이 발효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흑삼은 대표적 블랙푸드. 전통적 흑삼은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리는 구증구포의 과정을 거쳐 발효를 통해 생산된다. 굉장히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과정이다. 여기 새로운 기술로 흑삼의 기능과 상품성을 높인 창업기업이 있다. 올바른 먹거리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함초록> 최혜경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함초록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저희는 농산물을 전문 수출, 유통하는 회사이다. 기존에 배추나 깻잎 같은 쌈채소를 대만으로 수출했고, 국내의 김치공장에 농산물을 납품했다. 현재는 흑삼이라는 아이템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Q. 흑삼을 새로운 아이템으로 선택한 배경이 있었나?
가공되지 않은 순수 농산물은 시장가격의 변동 폭이 매우 크다. 알다시피 농민 분들이 어렵게 농사를 짓는데도, 시장가격이 폭락하면 좋은 제품도 그냥 버려져야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 농산물 사업의 위험성과 한계를 본 셈이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때로는 회사 근간이 흔들릴 정도였다. 또한 농산물은 비수기가 있고, 저희 제품 대부분이 수출에 의지하다 보니 비즈니스의 중심점을 잃기 쉬웠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야했다. 이렇게 기획한 제품이 올해 8월에 출시한 발효흑삼이었다.
창업 후 연차가 쌓이면서 인삼이나 홍삼, 흑삼 농사를 짓는 분들과 왕래를 하게 됐는데, 농산물 가공식품 중에서는 인삼 가공식품이 가장 고부가가치 산업이었다. 저희는 기존 흑삼 생산에서 문제가 되는 낮은 생산수율을 타파할 기술을 발견해, B2C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Q. 아무래도 일반인들에게 아직 흑삼은 생소한데, 홍삼과는 무엇이 다른가?
홍삼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이해하면 쉽다. 인삼을 찌고 말린 것이 홍삼이다. 인삼을 흑삼으로 만들기 위해 대부분 구증구포라는 전통 방식을 사용한다.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햇빛에 말린다는 뜻이다. 그 과정을 1~9까지 숫자로 나타내면 8번까지가 홍삼이다. 최후 9번을 찌고 말린 뒤 가장 발효가 잘 된 제품이 흑삼으로 취급된다. 구증구포 홍삼, 발효 홍삼은 흑삼이 되지 못한 홍삼인 셈이다. 결국 흑삼이 가장 프리미엄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Q. 시장의 기존 타 업체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생산공정이다. 저희는 구증구포가 아닌 인삼에 미생물을 도포해 바로 발효를 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기존 방식은 홍삼을 흑삼으로 만드는 작업을 거쳐 생산수율이 50%이하다. 그래서 가격이 굉장히 높아진다. 하지만 저희 기술은 생산수율이 95%나 된다. 여기에 저희 제품은 속까지 모두 완전발효가 되어 반으로 갈랐을 때 검은색을 띤다. 기존 구증구포의 경우 겉은 검은색, 안은 갈색인 경우도 많다. 또한 직접발효방식을 사용하여 40년 된 산삼과 같은 효과를 낸다. 산삼이 인삼보다 좋은 이유는 오랫동안 땅 속에서 미생물들에 의해 발효가 되기 때문이다. 저희 제품이 그렇다. RG3나 컴파운드K 같은 폐암, 간암에 좋은 항암물질이 타사 제품보다 200배가량 높다.
제품 형태도 분말 형태다. 기존의 스틱 제품과 같이 경쟁하면 신생업체로서 시장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도 100%의 제품으로 차별화시켰다. 앞으로는 액상 제품도 구상 중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결국 소비자가 먹기 편해야 하니까.
Q. 홍보가 많이 필요 할 것 같다
지난 8월 출시한 후라 아직 홍보와 가격책정에 미숙한 부분이 많다. 저희가 기존에 B2B거래만 하다 보니 B2C에 대한 이해를 못했는데, 이제야 프로세스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소비자반응 테스트를 하고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에도 입점했고, 백화점 행사나 대형 박람회를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가격과 맛에 대한 소비자반응 테스트, 홍보 방식을 연구해나가고 있다.
Q. 청년창업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다면 창업을 안 했을 거다(웃음). 제가 이제 28살인데, 창업 당시 사회경험이 적었던 터라 초기 비즈니스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가 어렵더라. 제가 주로 만나는 농업 종사사 분들은 보통 젊은 분이 40대 중후반이다. 50~70대 분들도 흔하다. 창업 당시 젊은 여자가 농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찾아왔다며 마찰도 많이 생겼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 특히 회사를 운영하며 직원 관리나 운영을 주먹구구식으로 많이 했다. 앞서 1년 남짓 사회경험을 했기에 늘 경직된 채로 행동했던 거 같다. 모든 게 사람이 하는 일인데,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을 몰랐던 게 많이 힘들었다.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Q. ㈜함초록이 사람들에게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내부적으로는 사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 구성원들이 자기 회사라는 생각이 드는 회사를 만들어가고 싶다. 외부적으로는 상투적 표현이지만,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회사였으면 한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정확한 유통시스템이 정착된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람들이 올바른 가격으로 바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유통구조를 만들고 싶은 것이 제 창업 초기의 목표였다.
Q. 앞으로의 사업 계획이 있다면
이제 B2C로 사업모델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좀 더 발 빠르게 움직여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고 싶다. 또한 꾸준히 미생물 발효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데, 흑삼의 사례를 기초로 해 여러 농산물의 발효 제품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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