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창업, 커피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국내 커피시장의 규모가 지난해 기준 11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 규모로, 1998년 해외 프랜차이즈 기업이 국내에 첫 에스프레소 전문점을 오픈한 이래 20년 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결과이다. 우리나라 커피시장이 거대해지면서 관련 산업에 뛰어든 이들도 크게 증가했다. 그 중 카페는 가장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분야. 이제는 거리에서 다양한 원두와 추출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개성 있는 개인 카페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는 게 사실. 이러한 상황에서 카페 창업가들을 위한 컨설팅에 나선 이가 있다. 그 역시 직접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지투비커피 컴퍼니의 권병석 대표는 카페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커피를 아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지투비커피 컴퍼니는 어떻게 창업하게 되었나.
창업 전 구청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바리스타, 홈카페와 관련된 교육을 담당했었다. 강의를 다니면서 카페를 창업하고 싶은 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알았다. 당시 때마침 국내 유수의 커피머신 공식수입 업체와 로스팅 업체를 우연히 알게 됐다. 업체 측에서 저를 좋게 보셨는지 저와 파트너십을 맺기를 원하셨다. 자연스럽게 카페 창업 컨설팅과 커피 관련 장비, 원두 유통을 아이템으로 창업에 나섰다. 2016년 창업을 하면서 ‘지투비 리셉션’이라는 카페도 시작했다.
카페 운영을 넘어 카페 창업 컨설팅도 함께 하고 계신데.
앞서 말한 것처럼 카페를 창업하고 싶은 분들이 많으셨다. 하지만 그 분들 중에는 ‘카페 창업’에 환상을 가진 분들도 꽤 계셨다. 카페만의 분위기도 있고, 아무래도 식당 운영보다는 손쉬울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카페 창업은 보기보다 굉장히 어렵고, 경쟁도 심하다.
그동안 창업을 원하는 분들과 상담하면서 10개가량의 카페가 개업을 했지만, 사실 저는 카페 창업을 적극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제 입장에서는 카페 창업을 하시면 장비와 소모품을 제공할 수 있어 좋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분들께서 카페를 지속적으로 잘 운영해야한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개인적으로 창업에 대해서는 다소 냉정하게 직언을 하는 편이다.
가장 강조하는 점은 ‘커피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커피는 같은 원두라도 보관 상태, 그날의 기후나 습도 등 다양한 주변 환경에 따라 매일 맛이 달라져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저희 카페 역시 기본적으로 두 가지 로스팅으로 원두를 준비해 그날그날 맛을 맞춘다. 매일 아침 10잔에서 20잔의 커피를 마셔보고 지투비 커피만의 맛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준비하는 거다.
지투비 커피만의 개성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선명하고 뒤끝이 없는 맛을 선호한다. 균형 잡힌 개운한 느낌을 내려 한다. 물론 어떤 커피가 옳다 그르다는 건 없다. 취향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는 원래 커피에 큰 관심이 없었다. 입에도 맞지 않았고, 비싼 커피를 사 먹는 걸 이해 못하는 사람 중에 하나였다. 주변 사람들과 프랜차이즈 카페에 종종 갔지만 커피보다는 다른 음료를 먹을 정도였다.
그러다 제가 몸이 굉장히 안 좋은 시절이 있었는데 커피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커피의 맛을 알아가게 됐다. 커피에 관련된 일이 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늦은 나이에 커피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혹시나 문을 두드렸고, 이 길로 들어서게 된 거다. 커피 공부를 하는데 정말 힘들었다. 에스프레소도 모르던 제가 커피의 넓은 세계를 알아가게 된 것이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이제는 커피가 제 직업이 되었다.
첫 창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역시 자금이었다. 창업 컨설팅을 하면서 다른 창업가 분들도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하나 더 말하자면 마케팅이다. 저희 업체를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일이 쉬운 게 아니었다. 처음에는 온라인 마케팅 전문 업체에 맡겨보기도 했는데, 비용에 비해 효과가 없었다. 1인 창업가들에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마케팅이 아닐까한다. 저는 저희 카페를 좋게 봐주신 분들이 입소문을 내 주시는 게 가장 큰 홍보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오신 분 한 분에게 잘 해드리자는 마음으로 일을 하려 한다.
직접 사업을 하며 배운 점이 있다면.
저 혼자 옳다고만 고집부리지 말자는 거다. 어떤 상황에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나중에 가서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더라. 아직은 창업한 지 겨우 2년 정도 지난 햇병아리라 뭔가를 배웠다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하지만 계속 배워가고 있다. 그렇게 배운 점은 제가 교육을 하면서 다른 분들과 나누고, 교류하려고 한다.
창업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의 창업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게 사업의 장점 같다. 저희 기수는 따로 만남을 자주 갖는 편인데, 그런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좋다.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고 싶은지.
현재 유통 및 컨설팅, 카페 운영은 매출의 반반이다. 우선 저희 ‘지투비 리셉션’을 찾는 분들이 이곳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리고 좀 더 욕심을 내자면 저희 카페를 통해 여러분들이 커피 맛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근 집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 먹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는데, 그런 분들에게 다양하고 좋은 원두를 제공하고 싶다. 저희는 직접 로스팅 공장을 선정하고 독점 계약해, 프로파일에 따라 원두를 제조한다. 컨설팅 역시 개인 카페이면서 프랜차이즈에 준하는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프랜차이즈는 사후 컨설팅에 수십만 원의 비용이 드는데 저희는 저희 원두를 사용하시는 분에게 서비스를 해드린다. 물론 아직은 제가 혼자 움직이다 보니 긴급한 요청에는 바로 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앞으로 그런 부분은 보완해나갈 생각이다. 그래서 인력을 채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저와 비슷한 분과 함께 일하고 싶다. 커피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뜻이 맞고, 무엇보다 커피에 대해 계속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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