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채색, 우리와 함께라면 ‘라온’
즐겁다는 뜻의 순우리말 ‘라온’과 세라믹의 ‘세라’를 접목한 상호 그대로 <라온세라>는 세상 하나뿐인 도자기를 만드는 즐거움이 넘실대는 곳이다. 스물일곱 젊은 창업가를 향한 세상의 미덥지 않은 시선이 불편할 때도 하지만 김진희 대표는 자신이 꿈꿔온 공간을 빚어내기 위해 묵묵히 흙을 다지고 있다. 설렘을 빚고 특별함을 칠하는 공간 <라온세라>를 만들어 나가는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라온세라>의 소개를 부탁한다
다양한 디자인의 컵, 접시, 도자기 인형을 채색해 세상 하나 뿐인 나만의 기물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주말에는 흙으로 직접 도자기를 빚는 수업이나 베이킹, 캔들 만들기 등 보다 다양한 체험을 마련하고 있다. 고객 대부분이 도자기 체험을 처음 하는 분들이거나 어린 친구들이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비교적 적게 들여도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대고 그리기만 해도 그림이 옮겨지는 종이, 일반 도자기용 물감보다 색의 농도 조절이 쉬운 물감, 스텐실 등 도구도 하나하나 신경 써서 마련한다. 도자기 인형은 초벌 된 기물을 해외 직구로 들여오는데 국내의 여타 공방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제품들이다. 체험 과정도 매뉴얼에 맞춰 딱딱하게 진행하기 보다는 미술학원처럼 옆에 붙어서 세세하게 지도해드리려 한다. 아파트 상가에 위치해있어 어머니들이 아이를 데리고 오시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연히 키즈카페 성격도 띠게 됐다. 아이들이 체험을 하는 동안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어머니들이 굉장히 좋아하신다. 공방에 오고 나서 아이의 집중력이나 그림 실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아이들도 직접 만든 기물을 보고 성취감을 얻는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
도자공예를 전공했고 공방을 하는 게 꿈이었다. 대학 졸업 후 1년은 사회생활을 하고,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 부족한 부분을 더 공부한 후 창업을 하는 게 원래 계획이었다.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1년 일하고 대학원을 다니던 중 공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는데 공방 사장님이 공방 인수를 제의하셨다. 일을 하면서 금액을 갚아가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고민을 하던 차에 부모님께서 실패든 적자든 어린 나이에 해보고 끝내야 나중 사업을 위한 거름이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계획보다 일찍 공방을 열게 됐다. 사업이란 게 생각한 것보다 훨씬 일이 많고 힘든 거더라. 나이도 어리고 사회 경험도 부족하다보니 더 그랬던 것 같다. 카드 결제며 정산, 세금신고까지 정말 아무 것도 몰랐다. 나도 잘 모르는 걸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건 또 마음이 안 놓이더라. 결국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알아보고 발로 뛰어 다녔다. 손님을 대하는 것도 전부 부딪히면서 배웠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잘못한 건 확실히 인정하고, 뭐든 배우는 자세로 임하려 노력했다.
사업의 특성상 입소문이 중요할 것 같은데
그래서 한 분 한 분께 진심을 다하려 한다. 아이 생일파티로 친구들과 단체 체험을 하고 싶다는 어머니들이 있으셨는데, 처음엔 공방을 생일파티 장소로 제공만 해드리다가 점점 데코도 해드리게 됐다. 이왕 오신 거 더 좋은 추억을 만드셨으면 했다. 먹고, 체험하고, 초대받아 온 친구들까지 자기 컵이나 접시를 가지고 갈 수 있으니까 어머니들이 좋아하시더라. 그러다보니 어머니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좋은 소문이 나는 것 같다. 왔던 분들이 다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말마다 새로운 원데이 클라스를 기획하고 있다. 고객들이 남겨주신 연락처로 주말 체험을 알려드리는 문자를 전송하는데 이게 주된 홍보수단이다. 앞으로의 마케팅 계획이 가장 큰 숙제인 것 같다.
<라온세라>의 청사진이 궁금하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도자기 인형들을 대량 수입해 판매해 보고 싶다. 이런 캐릭터들을 진열해두면 관심을 가지고 구경하는 분들이 많다. 도자기는 고풍스럽다는 편견을 깨고 얼마든지 트렌디하고 아기자기할 수 있다는 걸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또한 <라온세라>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 자체만으로 충분히 즐거운 체험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흙으로 빚는 토요일 수업에 매주 오시는 성인 수강생 한 분이 있다. 우리 어머니 연배인데 흙을 만지면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신다며 정말 행복해하신다. 결과물에 조금 흠이 있어도 그 모습대로 자연스러워서 좋다고 하시면서, 다시 구우면 없어지는 것들인데도 그냥 두길 원하셨다. 모든 과정을 그 자체로 좋아해주시니 정말 감사하더라.
모든 일이 그렇지만 <라온세라>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드는 곳이다. 그래서 친숙하고 인간미가 흐르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금액을 지불하고 작품을 가져가면 끝인 게 아니라 좋은 선생님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 이곳에 체험하러 온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려 노력한다. 어떻게 하면 이곳을 더 찾고 싶어 할까, 작은 것부터 그런 식으로 생각을 접근하는 거다.
안 해본 수업, 새로운 시도도 해보고 싶다. 때론 신중한 것보다 겁 없는 도전이 더 필요한 법이다. 나 역시 그랬기에 여기까지나마 올 수 있었던 거니까. 계획하고 생각하고 완벽하게 준비하려하면 그만큼 부담감이 생기고 시간도 부족해진다. 일단 해보는 것, 부딪히면서 배우는 것의 즐거움과 가치를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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