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찾은 당신, 우리가 친구가 되어 드릴게요~
부산은 특유의 정취로 인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이다. 그러나 아직 ‘관광도시’라는 타이틀을 달기엔 여러 가지로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명소 개발은 물론, 부산을 찾는 이들이 부산을 올바로 인식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이믿음 대표가 동료들과 창업한 <이삼국제교육>는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문화 캠프와 소규모 투어 ‘부산메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를 통해 한국과 부산에 여행 온 외국인들이 이곳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간직한 채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이삼국제교육>이라는 이름이 독특하다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같이 사업을 시작한 세 명이 모두 이씨라서 ‘이삼’이라는 이름으로 지었다. 거창한 이름을 지으려니까 어렵더라. 우리는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문화장사꾼이다. 한국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한국을 사랑하도록 하고 싶다. 그렇다보니 운영하는 캠프에 한국어 교육 등 교육콘텐츠들이 있었다. 문화를 알기 위해선 기초언어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회사 이름에 교육이라는 단어를 넣었다. 1년 정도 사업을 하고 나니 언어를 꼭 배우지 않더라도 문화를 공부하는 것 자체가 교육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이 꼭 학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업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이삼국제교육은 캠프 기획과 진행 등을 하고 있다. 캠프 앞뒤로 한국 문화체험이 가능하다. ‘부산메이트’같은 경우는 하나의 관광 아이템이다. 캠프 기획과 콘텐츠 개발을 하다 중국 내 대형 여행사에 기획서를 보냈다. 부산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부산만의 매력을 알리고 역사를 올바로 전하는 스토리 투어를 진행하겠다는 의도였다. 신생회사인 우리로선 도전이었는데, 여행사 측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리 쪽 자료를 마음에 들어 했고, 담당자가 부산에 가족여행을 왔었는데 부산의 매력을 느꼈다고 하더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나는 중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왔다. 7년 간 중국 유학생활을 하면서 지금의 남편도 만났다. 남편은 실장을 맡고 있다. 함께 일하는 팀장님도 중국에서 인연이 닿았다. 유학 중 가장 친하게 진했던 세 명이다. 당시엔 사업을 하려는 의도가 없었지만, 셋이 모이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곤 했다. 그러다가 한국에 유학 온 외국 친구들이 한국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갖고 돌아가는 게 안타까워 유학 관련 교육 사업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했었다.
귀국 후 결혼을 했고, 집안일을 하는데 남편 입장에서 그게 마음에 걸렸었는지 함께 사업을 시작해 보자고 했다. 팀장님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의기투합했다. 우리 모두 중국을 좋아했고, 중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했다. 나머지 분들은 남자이고 나이도 있으셨는데, 창업 당시 각자 일이 있다 보니 내가 대표를 맡게 됐다. 여성이라 창업지원을 받는데 유리하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아이템을 준비하면서 외국 친구들에게 한국에 대한 의견을 많이 물어봤다. 문화가 달라서 확실히 받아들이는 게 달랐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게 많았고 그 의견을 듣고 연구했었다. 부산에 대한 콘텐츠 개발도 우리 안에 선입견을 깨는 과정이었다. 우리 셋은 각자 지역이 다르다. 실장님은 부산, 팀장님은 충청도, 나는 전라도다. 부산을 처음부터 다시 알기 위해 다니고 경험했다. 잘 안다고 생각한 곳이 다르게 보였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곳도 새로웠다.
처음에는 가능한 한 유명관광지를 제외한 여행코스를 준비했는데 결국 고객들은 그런 곳을 가고 싶어 하더라. 장소의 새로움보다는 이야기가 중요했다. 역사라는 게 지루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 듣는 역사와 이야기는 외국인들에게 흥미로운 요소다. 우리가 캠프든 투어든 가장 중요시하는 건 ‘만족도’다. 그래서 인원도 적게 책정해 진행을 하고, 세심하게 챙기려고 한다. 고객이 아닌 친구라는 생각으로 대하는 게 우리만의 특기다. 우리와 협업하고 있는 중국의 여행사도 이런 소규모 투어가 처음인데, 우리의 진행 모습을 보고 신뢰를 품었다고 얘기해줬다.
사업을 하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창업에 다른 힘든 게 있나. 결국 자금이다. 나와 실장님은 가정을 꾸리고 있다 보니 자금 운용에 더 신중해진다. 잘못하면 우리 아이들을 감당 못 하게 되니까. 아직 안정적인 수입원은 없기 때문에 매번 캠프가 마무리되고 매출이 생길 때까지 버티는 식으로 운영한다. 그래도 주변에서 우리의 일을 이해해주고 외국인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만족해할 때 보람을 얻는다.
한번은 외국 친구들을 모아 부산을 둘러보는 행사를 했었다. 당시 일본인 하나가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소위 말하는 오타쿠 친구였는데, 한국에 유학 와서 일본인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타국에서 고향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니 얼마나 힘들었겠나. 그런데 우리와 함께 있으면서 그 친구가 자신감을 찾아갔다. 큰 감동이었다.
앞으로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지
우리는 늘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한다. 얼마 전 기사에서 ‘느리지만 단단하게, 그렇지만 쉬이 무너지지 않게’라는 말을 봤다. 우리와 참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싶었다. 우리 스스로 흔들리지 않고 지금의 색깔을 유지하고 싶다. ‘고객들에게 친구 같은 회사’다. 누구나 외국에 친구가 있는 건 아니다. 한국을 떠올릴 때, 우리를 아는 사람들이 “나도 한국에 친구가 있다”라고 할 만큼 편하게 생각되는 회사였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우리 캠프와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경험하고 이들이 다시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여행사로 착각하고, 정체성을 궁금해 한다. 실제 우리 내부적으로도 우리 일의 방향에 대해 약간 헷갈리는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 아이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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