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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CEO열전

<㈜로하> 김경문(4기) 대표


 

시니어를 위한 쉽고 즐거운 음성 메신저로 세대와 세대를 잇는다

 

  3년 전 김경문 대표는 디지털 유산 관리 서비스라는 개성 있는 아이템으로 <로하>를 설립했다. 다른 꿈을 꾸던 그에게 창업은 자신의 길을 새롭게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매순간 몰려오는 스트레스를 넘어설 때 성취감과 만족을 느낀다는 그는 스타트업 DNA를 지닌 창업가이다.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해 지금의 벤처기업을 세웠는데


20대 내내 미국인교수님의 연구실에서 연구보조로 일을 하면서 원래는 교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교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 유학을 준비했는데 문제는 현지 생활비가 없었다. 돈을 마련하던 중 우연히 창업아이디어 지원사업 포스터를 봤다. 그때는 수상을 하면 그냥 상금을 주는 줄만 알았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사업을 준비하면서 알아보니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닌 교육 등 프로그램 지원인 거다. 준비한 시간도 있고 친구들과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어느 순간 창업을 한다는 것 자체에 큰 매력이 느껴졌다. 사업에 선정되면서 교수가 되는 것보다 오히려 창업이 내게 더 맞는 길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초기 아이템은 디지털 유산 서비스였는데, 이후 여러 차례 아이템 수정이 이뤄졌다


창업아이디어 지원사업에 선정될 당시 우리 아이템이 고인의 아이디어나 개인정보를 정리해주는 거였다. 그러나 국가 개인정보보호법이 바뀌면서 규제가 강화되어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졌다. 사업 내용을 다각도로 다듬어 고인의 정보를 지워주는 것이 아닌 좀 더 소중히 남겨주는 것을 콘셉트로 사업을 전환했다세상을 떠나며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글이나 영상으로 남기는 서비스였다. 로하(Roha)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우리 이름은 Road to Heaven, 천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의미의 영어와 수고로울 로(), 짊어질 하() 수고를 우리가 짊어진다는 뜻의 한자 독음을 땄다.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행복을 선물하고 싶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죽음에 대해 사업을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성향과 맞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디지털 유산 서비스는 분명 성공할 사업이라고 여전히 확신한다. 그래서 우리가 목표한 시장에 대해 접근방식을 바꿔보자고 생각했다.우리는 항상 시니어 층을 대상으로 사업하고 싶었는데, 고민 끝에 죽음을 준비하는 사업에서 세대 간의 벽을 낮추는 사업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캣차(CATCHA:Command And Talk Channel)’이다. 시니어를 위한 음성전문 메신저로 실버세대와 젊은이를 연결하는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유독 시니어 시장을 목표하는 이유가 있는지?


국내의 시니어 스마트 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이자 성장하는 시장이다. 그만큼 자금이 모이는 시장기도 하다. 디지털 장례 문화 사업을 하면서 시니어 세대를 꾸준히 관찰했다. 그 분들이 카카오톡이나 라인을 안 쓰는 건 어렵거나 모르기 때문이기보다는 사용하기 귀찮다는 게 더 큰 이유였다. 50대 이상 연령층이 가장 크게 호소하는 건 외로움이다. 가족이나 주변으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확인 받고 싶어 한다. 그런 욕구가 우리 서비스를 통해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캣차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시니어를 위한 음성 전문 메신저이다. 최소한의 터치로 직접 목소리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쉽게 말해 무전기와 비슷하다. 여기에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글로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의 터치자판을 불편해하는 시니어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User Experience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 여기에 음성처리 솔루션을 통한 자동 번역, 목소리 변조 기능을 추가했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메신저 서비스가 있는데, 캣차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기존 메신저의 경우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총 8번의 클릭과 필요 없는 100자정도의 정보를 강제로 읽어야만 했다. 우리는 순수하게 소통 그 자체에 집중했다. 캣차는 간단하다. 채팅방을 만든다, 음성메신저를 발동시킨다, 음성을 넣고 상대에게 보낸다. 이 과정이 단 두 번의 터치만으로 이뤄진다. 캣차의 강점은 쉽다는 것이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 쓰는 사람이 편한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가장 집중한 부분은 어떻게 하면 더 단순하게 만들 것인가였다. 시니어가 아무런 도움 설명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다.




 

시장 진입 전략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해외시장을 더 바라보고 있다. 1차적으로 부산에서의 테스트를 거쳐 서비스를 가다듬어 해외로 나갈 생각이다. 음성 메신저는 해외의 사용자들에게 더 익숙한 서비스이다. 우리나라는 자기 목소리로 뭔가를 말하는 것을 조금 불편해 하는데 반해 외국인들은 자연스럽다. 부딪치고 깨더라도 더 넓은 시장에서 승부해야할 것 같다. 비즈니스 모델의 경우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 가깝게는 왓츠앱(WhatsApp)처럼 2년 째 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 앞으로는 목소리 이모티콘 개발을 생각 중이다. 또 우리 서비스에 콜센터 계정을 접목해 사용자들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도 구상하고 있다. 통역이나 메디컬, 비서 서비스 등도 우리 서비스의 영역이 될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플랫폼 방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의 팀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대표인 저를 비롯해 그리고 운영을 담당하는 부대표, 서비스기획 및 연구개발 그리고 영어를 담당하는 CIO, 개발을 총괄하는 CTO, UX디자이너,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등 총 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대표의경우 학창 시절 같은 학과의 아는 동생이었다. 첫인상부터 너무 마음에 들었고 서로 잘 맞아서 형, 동생처럼 지내다 졸업 즈음에 같이 창업에 나섰다. CIO는 연구보조원 당시의 연구실 교수님이셨다. 미국에서 변호사일을 하다 함께 일하게 됐다. 사제 관계가 고용 관계가 된 셈이다. CTO15년 경력의 실력 있는 개발자시다. 부산에서 인력을 구하면서 처음에는 많이 헤매기도 했다. 부산경제진흥원과 정보산업진흥원을 통해 꾸준히 소개를 받았다.

 

앞으로 어떤 회사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나?


부산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부산의 아이콘으로 모든 창업가의 모범이 되는 기업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부산에 페이스북 캠퍼스처럼 멋진 캠퍼스를 만들어 모두가 오고 싶어 하는 쿨하고 멋진 그러나 용기있는 기업을 꿈꾸고 있다. 개인적으로 창업가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끄집어내 구현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창업은 시스템이 아닌 사람과 문화가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기업문화는 과정 속에서도 구성원들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은 운과 복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결과를 향해 달려가는 시간 동안 즐거워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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