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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CEO열전

<파파디자인> 김현숙, 이정훈(4기) 대표

 

내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가죽 제품을 만들다

 

  천연 가죽으로 디자인소품을 제작하는 <파파디자인>의 이정훈, 김현숙 공동대표는 부부다. 건축, 실내 디자인을 하던 두 사람은 2009, 새로운 디자인 경쟁력을 고민하다 가죽 공예를 만났다. 취미삼아 시작한 가죽 공예, 가벼운 마음으로 플리마켓에 선보인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사업화에 대한 계획을 세운 두 사람은 창업 지원 사업을 수료했다. 21녀를 자녀로 둔 이들 부부의 꿈은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죽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파파그라시아>라는 이름이 특이한데 무슨 의미인가?

 

회사 이름은 <파파디자인>이다. 부모로서 딸이 시집갈 때 엄마가 사용하던 가방을 물려줄 수 있다면, 아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아빠의 서류가방을 선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를 담은 회사명, 브랜드명을 지으려 했다. 그라시아는 축복, 신의 은총이라는 뜻이 있다. 부모의 마음을 담아 자녀들에게 축복하고 싶었다. 브랜드의 로고 역시 가시고기인데, 부성애가 강한 동물이라고 해서 선택했다. 요즘 SPA브랜드 상품들이 인기가 많다. 한 철 입고 빨리 버릴 수 있을 만큼 편한 제품이다 보니 그럴 것이다. 저희는 좀 더 오래, 시간을 이어가며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 다음 세대에게 물려 줄 물건을 만든다고 생각하니 더 세심하고 꼼꼼하게 만들게 된다.

 

<파파그라시아> 제품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천연 가죽의 물성을 그대로 전달하는 자연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그리고 저희만의 가죽 성형 기술을 이용해 제품을 제작한다. 가죽 안에 틀을 넣지 않고 재료 자체로 모양을 잡는 기술인데, 제작 기간이 보통 두 배 이상 소요된다. 그래도 가죽을 목형에 넣지 않기 때문에 좀 더 고급스럽고 개성 있는 디자인이 가능하다. 디자인 등록이 되어 있는데, 타 업체가 기술을 안다고 해도 손이 많이 가는 탓에 따라 하기 어려운 공법이다. 저희 업체도 수년 간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기술을 개발했다. 가죽 성형 기술만큼은 부산, 전국에서 저희가 손꼽힐 것이다. 가죽 공예는 상대적으로 창업하기가 쉽다. 몇 개월 강습 받고 감각이 있으면, 공방 차리고 창업 하면 된다. 결국 시장은 포화상태가 될 거다. 이런 상황에서 나만의 경쟁력이 무얼까 고민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지금의 가죽 성형 기술이다.

 

그리고 가죽 공예에는 엣지코트라는 기법이 있다. 가죽을 접합한 단면에 약품을 발라 가공 처리하는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 이 부분이 벗겨지면서 보기가 흉해진다. 가죽지갑을 보면 접히는 부분에 검은 고무가 일어난 것처럼 훼손되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래 사용하면 생기는 가죽 제품의 단점이다. 그래서 저희는 엣지코트 처리를 과감히 생략했다. 비효율적인 작업 과정을 생략하고 제품의 진짜 완성도를 높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

 

 

마케팅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온라인 홍보는 잘 안하는 편이다. 주로 백화점 등 오프라인에서 판매가 이뤄진다. 창업하면서 독특한 제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백화점에서 직접 고객들을 만나면서 고객 맞춤형 라인업으로 점점 조정되어 갔다. 현재 가방, 모자, 액세서리 등 패션 잡화 제품을 판매하는데, 처음에는 팔찌 제품은 제작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내인 김 대표가 추천해 판매했더니 매출이 크게 늘었다. 여성의 눈으로 보니까 여성 고객들이 뭘 원하는지 아는 거다. 모자도 아내가 좋아하는 아이템이다.

 

고객 응대는 사실, 원시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소셜미디어에 익숙하지도 않고. 마니아 고객이 많아 그분들께 일정이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연락을 보낸다. 문자를 보내면 열 중 한두 분은 꼭 찾아와서 제품을 사 가신다. 저희 제품이 상대적으로 좋은 가죽과 금속을 사용하다보니 가격대가 높다. 그래서 주 고객층도 30대 이상이어서 이런 방식이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는 데 더 알맞은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청년창업지원 사업 수료 후 암묵적으로 둘이 세운 사업 목표가 있었다. 지나보니 그 과정을 잘 밟아오고 있더라. 신기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높은 목표를 적어두라고 이야기한다. 저희가 창업할 당시 사업에 대한 주변 지식에 대해 말해주는 사람들이 없었다. 물어봐도 대답 한 번 듣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지금 주변 분들에게 저희가 아는 부분은 최대한 나누려고 한다. 나누고 나면 저희의 정보에 새로운 팁을 얹어 피드백이 오기도 한다. 청년CEO협회 대표들이 그래서 좋다. 빈말이 아니다. 사업하면서 협회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됐다.

 

지금 오프라인 쇼룸을 준비하고 있다. 고객 중에 공방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신다. 제품 구경을 하시려고 하는데, 공방이다 보니 제대로 준비가 안 되어 있어 죄송하다. 그분들이 편하게 제품을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리고 사옥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목표를 세우면 어떻게든 이뤄진다는 마음이다. 취미로부터 시작된 일이자 사업이었는데, 최근 여러 가지 압박에 즐거움이 많이 사라졌다는 느낌이 든다. 다시 즐겁게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사람들이 찾아오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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