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ED시장에서 아이디어로 불을 밝힌다
선진ERS는 기업, 기관을 상대로 에너지 진단을 통해 에너지관리 시스템과 LED를 결합, 시공하는 엔지니어 업체이다. 30대 중반의 강해일 대표는 고교 때부터 반도체 분야에서 근무, 15년 이상의 경력을 바탕으로 창업에 나섰다. 선진국의 원천 기술 선점과 중국 업체들의 가격 공세로 어려워진 LED시장에서 그의 관심사는 고객이었다. 복잡한 설비 과정에 강 대표는 늘 ‘좀 더 간단하게 할 수 있지 방법이 있지 않을까?’, ‘고객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그렇게 사업을 시작한 강 대표의 아이템은 상황대처가 가능한 LED시스템이다. 특히 위급 시 조명이 자동으로 변환돼 사용자들이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조명 제어 방식을 개선해 조명의 수명을 늘리고 안정성을 높이기도 했다.
‘Multistage LED System’에 대해 소개해달라
LED를 보면 밝기 조절이라는 것이 있다. 그 밝기를 조절하는 게 전류의 세기를 조절하는 디밍이라는 방식이다. 통신을 통해 전류 값을 조금씩 바꾸면 밝기 조절은 물론 전원관리 및 색상 변환도 가능하다. 그런 디밍 시스템에 문제점은 우선 전류로 세기를 조절하다 보니 칩의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칩이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거다. 보통 4~5년 써야하는 조명이 디밍 방식으로는 1~2년도 못 쓰는 상황이 초래된다. 또한 칩이 지치면 깜빡이는 현상, 즉 플리커 현상이 생긴다. 우리 눈이 인식하지 못해도 시력에 좋지 않다. 정상적인 주파수가 가야하는데 조명에 전달되는 값이 계속 바뀌니까 그렇다.
그래서 전원 분리형 방식을 도입했다. 전원 분리형 컨버터는 입력전원을 4개로 만들어 전기를 개별로 공급하고 차단한다. 에너지관리시스템 연동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컨버터에서 파워를 분리하고 전력 공급 차단 기술을 도입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건물 전체를 개별 전력 공급 방식으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선 피크 제어 기술이 있다. 피크제어기는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시간대를 피해 순차적으로 조명을 자동 차단해 기본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개별 스위치 연동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가 개별로 조명을 조절할 수 있다. 특히 블랙아웃이나 건물의 불안정한 전력으로 인한 정전 발생 시 전원 분리 컨버터가 에너지 저장 장치에 연결, 전원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소방 설비 연동 기술이다. 건물 안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방 수신기와 연동된 시스템이 신호를 받아 조명이 적색으로 전환된다. 비상벨이나 소화전에 멀리 있어 위급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조명을 통해 시각적 감지가 가능하다. 비상구 방향으로 시야 확보도 가능해 골든타임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고객들의 반응이 궁금한데
전원이 분리된 제품이다 보니 이미 인테리어가 되어있는 곳은 추가 전선이 필요해 불편하다는 반응이 있다. 신축건물 시장을 노리라는 조언도 들었다. 하지만 협력 제의가 많이 들어 온다. 특히 의학 분야에 활용하자는 이야기를 들었다. 심장 환자의 박동수가 떨어지면 간호사나 주변인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의학 기술적인 기준점이나 현재의 자금 상황에 비춰볼 때 준비가 필요하긴 하다. 근래 많이 사용되는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조명케이스 제작 제의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고객이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닐 수도 있다. 수요자가 원하는 기술 개발이 우선이다.
시장에 대한 전망은
중요한 것은 핵심 원천 기술이다. 그래서 판매보다는 현재 기술 개발과 특허 출원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기술에 간단한 기술을 융합한 저희 방식은 사실 우리나라보다는 해외 시장에 유리하다. 중동아시아 등 통신이 어려운 곳, 보편적으로 무선 주파수 관여를 꺼리는 유럽 등 통신 규제가 많아서 지금까지 수출이 어려웠던 곳이 오히려 시장이다.
선진ERS의 기술에 대해 감출 이유는 전혀 없지만 아직 특허 등록이 완료되지 않아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이런 인터뷰를 통해 저희 기술을 먼저 알리고 싶은 것도 있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우리 기술을 공개하고, 이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과 상호 협력하는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 더 낫지 않겠나.
의료나 소방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기술을 도입하고 제작 등 외주를 줄 수 있는 부분은 효율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추후 이 원천 기술을 세계적인 기업에 이전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다. 오히려 저희 기술이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도 있다고 본다.
사업 성격 상 고객 유치가 중요할 텐데 대표님만의 영업 노하우가 있다면
다른 ELD 업체도 그렇겠지만 저 역시 딜러 생활을 많이 했다. 영업에 대한 기초는 만나서 시장조사를 하는 것이 답이었던 것 같다. 하루에 ‘묻지마’ 방문을 거의 10~20군데 정도 했었다. 가는 곳마다 명함을 받아와서 우리 물건이 아니라도 타 업체의 물건을 소개하기도 했다. 수요자가 뭘 원하는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다양한 수요자가 있다. 지역마다, 기관마다 요구사항과 명분이 다르다. 하지만 결국은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LED가 에너지 절감이 된다는 것은 다른 업체들도 똑같이 알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의 동일 제품, 그리고 우리가 가진 위급상황 대처능력을 어필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경기가 힘들다보니 주변의 대표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우리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꽤 많으셨다. 업무 협약만 잘 체결되면 상생할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이야기 중인 융합 분야가 여러 가지라 이제부터 하나 둘 씩 아이템을 정리할 생각이다.
결합이라는 것도 정리가 없으면 혼돈스럽고 그만큼 긴 시간이 지나가기 마련이다. 그러니 지금 있는 과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내는 게 우선이다. 내년에는 관급 시장이나 아파트 시장 등으로 진입을 계획 중이다. 품질에 신경 쓰면서 특허가 나오기 전까지 꾸준히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사실 LED가 우리나라에서는 영세한 분야라 수출을 못해 너무 아쉽다. 원가도 문제지만 대기업 칩을 써야한다는 편견이 있다. 원천 기술만 충분하면 양질의 중국산을 써도 되고 단가 맞는 걸 찾으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내 기술만 고집한다.
또 수요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은 붉은색, 중국은 흰색을 좋아한다면 각 지사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내가 어떤 걸 다 만들었다’고 하면 그걸 전부 다 팔려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오히려 기술에 대한 로열티를 갖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원자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제품을 팔기보다는 기술료라든지 권리, 특허 등에 대해 챙길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저희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특허가 우리나라에서 나오든 외국에서 나오든 간에 그걸 저희 회사에서 전부 다 계약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사용은 하되, 원천기술은 저희 것이고 그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서만 사용 허락을 해주면서 그들도 따로 수익을 챙길 수 있을 거다. 우리는 계속해서 더 앞서나가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공급해주면 된다. <선진ERS>는 타 LED 업체보다 이런 분야의 시스템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사실 기업은 당장 내년에 어찌 될지 모른다. 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현실이 불투명한 것도 맞다. 하지만 그걸 부정으로 보지는 않을 생각이다. 지금까지 꾸준하게 해왔고, 함께 한 직원들과 우리 기술의 가치가 언젠가는 분명히 인정받고 성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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