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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 STORY

제임스 시네갈(James Sinegal)_<코스트코>

                                                                                                     <제임스 시네갈 코스트코 공동창업자>



직원과 고객 모두를 만족시킨 열정의 CEO

 

  전세계 600여 개의 매장에서 10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유통기업. 대형마트의 대표격인 월마트와 까르푸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유통기업. 코스트코의 이야기다.

  무엇보다 코스트코는 직원에 대한 남다른 대우로 소문나 있다. 불합리하고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예시로 들 때 많이 등장하는 일부 대형마트의 처우와는 차이가 있다. 코스트코는 미국 내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 높은 임금을 지불하고 있으며 정년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는 60세 이상의 노년층도 많이 활동하고 있다.

  직원이 급여에 비해 의료보험을 부담하는 비율 역시 경쟁사의 25%대에 비해 8%대로 현저히 낫다. 코스트코는 매출의 일부를 직원의 의료보험과 복지혜택에 쏟는다. 2009년 미국에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도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오히려 3년에 걸쳐 급여를 인상했다.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임금을 더 줄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의미였다. 그 결과 코스트코는 구글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좋은 직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느 곳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면서도 여전히 어떻게하면 고객에게 더욱 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지 고민한다는 코스트코는 1983, 제임스 시네갈이 설립했다. 그의 나이 마흔 일곱. 당시 회원제 할인마트의 시초 격이었던 프라이스 클럽의 수석부사장까지 올랐던 그가 시애틀의 유통사업자 제프리 브로트먼과 손잡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1936년 태어난 제임스 시네갈은 어린 시절을 고아원에서 보냈다. 경제적으로 도저히 아이를 키울 능력이 허락되지 않았던 그의 어머니는 그를 고아원에 맡겼고, 제임스가 11살이 되어서야 아이를 되찾았다. 원래 ‘Wright’였던 그의 성이 ‘Sinegal’로 바뀐 것도 이때였다. 어머니와 재혼한 남성이 이탈리아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18세가 된 시네갈은 샌디에이고 시립대를 다니며 미국 최초의 창고형 마트인 페드마트에서 매트리스 하역 아르바이트를 한다. 시네갈은 이 경험을 통해 유통에 매력을 느끼고 소매업에 관심을 갖는다. 곧 페드마트의 정식직원으로 취직한 그는 페드마트의 창업자 솔 프라이스의 철학에 매료된다.

  ‘가치를 창출하고 직원과 고객을 섬기며 납품회사를 존중하라.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주주에게 보답한다.’였다. 1976년 페드마트의 사업주가 바뀌면서 프라이스는 최초의 회원제 할인점인 프라이스 클럽을 만든다. 말단직원에서 수석부사장의 자리까지 올랐던 시네갈은 프라이스를 따라나선다. 그리고 7년 뒤 시네갈은 시애틀에서 코스트코의 첫 문을 연다



  현재 코스트코의 재고는 1년에 13회 가량 회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트코의 거대한 매장을 생각해본다면 경이적인 속도로 물건을 팔아치우는 것이다. 코스트코가 취급하고 있는 품목은 4천여 개. 14만 종의 제품을 취급하는 월마트와 대조적인 수치다. 그만큼 제품을 신중하고 철저히 선정한다.

  여러 가지 제품을 소비자에게 권하는 것보다 품목 당 가장 질 좋고 값싼 하나의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시네갈은 이 원칙에 따라 최저가에 대한 고집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시네갈은 절친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CEO와 관계가 서먹해진 일화도 있다. 그 자신도 매일 두 잔을 마신다는 스타벅스 애호가인 시네갈은 코스트코에 납품되는 스타벅스의 가격이 높자 매입을 중단했다. 하워드 슐츠는 시네갈을 비난하며 한동안 사이가 멀어졌으나 결국 승자는 시네갈이었다.

  그가 정한 코스트코의 최대 마진율은 15%. 경쟁사에 비해 5~10% 이상 낮은 마진율이다. 하나의 제품이 잘 팔리기 시작하면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것도 그의 철학이다. 저렴한 가격책정은 소비자의 만족으로 이어졌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코스트코의 회원 갱신비율은 90%에 이르고 있다. 각국마다 가장 낮은 수수료를 제안하는 업체의 카드만을 결제 수단으로 선정한 것도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시네갈의 연봉 역시 비슷한 규모의 회사 대표에 비해 대단히 낮다. 가격을 최고의 고객서비스로 내세운 회사의 대표가 과도한 연봉을 가져가게 되면 사업의 균형이 무너진다는 생각에서였다. 2012CEO자리에서 물러나 코스트코 이사회의 멤버로 활동 중인 그는 따로 집무실을 두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 매일 매장을 직접 찾는 것도 그의 일과 중 하나.




 그는 성공의 비결에 대해 네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는 법을 지키는 것. 외국계 기업이 진출할 때 아직 편법적 로비가 필요한 중국시장에 코스트코가 진출하지 않는 까닭이다. 두 번째는 고객을 정성껏 대우할 것이다. 그는 일정이상의 마진이 생기면 반드시 가격을 낮춘다. 셋째는 직원에게 최고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는 불행한 직원은 계속 이직을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직원이 자부심에 넘쳐야 기업의 경쟁력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제품공급자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한다. 그는 가격을 유지하기 위한 후려치기를 피하고 비즈니스파트너로서 상생하는 방법을 연구한다고 한다.

  시네갈은 2013년 한 인터뷰를 통해 기업 문화는 사업의 모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시간 대부분을 직원 코칭에 할애하는 그의 삶은 그 말의 증언자다. 대부분 안주할 나이에 사업에 도전했던 그는 젊은 시절 매료된 자신의 일에 죽는 날까지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한다. 그가 젊은 시절 함께 일한 페드마트의 솔 프라이스는 세상을 떠나기 몇 해 전 시네갈을 향해 주주와 직원, 고객과 관리자 사이의 균형을 정말 잘 잡는 인물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