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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CEO열전

<(주)리안> 이희용(8기) 대표

 

 

고독한 마도로스의 친구

 

망망대해에서 선박의 방향과 위험 요소를 알려주는 통신 장비는 필수품이다. 항해, 통신장비 시장은 미국과 일본에서 만든 장비가 높은 점유율을 보인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고 국산화를 넘어 세계시장을 목표로 순항 중인 ()리안의 이희용 대표를 부산요트경기장에서 만나보았다. 연구 중인 상품의 성능 테스트를 위해 이곳을 찾은 이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리안의 간락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선박의 항해, 통신 장비는 해기사들의 눈과 귀가 되어준다. 저희는 선박의 위치를 지도상에 표시해주는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다. 쉽게 말해서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동일하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연구개발 서비스업이다 보니 연구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로 작년에 시작했다. 1년 동안은 연구 과제를 선정하는 것에 치중했고 이제는 신규 연구 인력을 뽑아서 원천 기술을 보유하려 한다. 1, 2, 3, 이렇게 단계별로 계획을 세우고 목표치를 잡아서 더 큰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통신 장비 분야로 창업을 하신 배경이 있으셨나요?

해양대학교에서 항해사를 양성하는 학과를 졸업하고 4년 동안 항해사로 선박에서 근무했다. 항해하면서 보니 내장된 장비들이 모두 해외 제품이었다. 그것을 국산화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관련된 공부를 해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창업은 작년에 했지만, 항해, 통신 장비를 제작하는 회사에 20년 넘게 근무했다. 이직은 했어도 다른 분야의 일은 해 본 적 없다. 이 분야가 너무 좋아서 일한다. 대학교나 정부출연연구소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그것 대신 항해, 통신장비 기업을 선택할 만큼 연구하는 즐거움이 컸다. 이제는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조직에 있으면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하면서 그 결과로 금전적인 성과도 내고 싶었다.

 

 

연구, 생산되는 장비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1차로 개발해서 판매하는 제품은 항해용 2D 지도 내비게이션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제품은 3D 내비게이션이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은 3D 지도 상품이 출시됐다. 하지만, 선박용 내비게이션은 아직 3D로 개발되지 않았다. 3D 내비게이션의 경우 해저 지형까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용 시 굉장히 유용하다. 여기에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하여 연구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을 연구하다 보니 파생되는 기술로 레이더를 개발했다. 과학용 어군탐지기와 조류관측 레이더가 그 예이다. 비행기와 새가 부딪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공항에서는 조류의 움직임을 항상 주시해야 한다. 조류관측 레이더가 있으면 공항 주변의 조류의 움직임을 미리 확인할 수 있으며 이착륙 전에 미리 조치할 수 있다. 이 외에 오늘의 테스트 장비인 어망위치송신기가 있다. 어선들은 해산물이 많이 잡히길 기원하며 그물을 쳐 놓고 갔다가 돌아온다. 문제는 망망대해에서 그물을 찾는 것이 어렵다. 여기서 착안하여 어망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기존의 어망에 장치를 부착하면 위치를 알 수 있는 것으로 작업을 쉽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가의 어망을 바다에서 잃어버리지 않게 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오늘은 통신테스트를 할 예정인데, 수신범위를 테스트하기 위해서 광안리 앞바다에 송신기를 설치한 후 실험선이 먼 바다까지 운행했을 때 수신이 잘 되는지, 어디까지 수신이 되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저희가 개발 중인 모든 상품은 하나의 원천기술에서 파생되는 것이다.

 

창업 쉽지 않은 여정의 원동력이 있었다면

젊었을 때 7년 정도 창업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는 빨리하고 잘하고 싶다는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너무 서두르고 조급한 마음으로 일을 했었고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여기서 배운 교훈은 회사의 모토가 되었다. 즐기면서 하자. 성공과 돈을 위해서 하는 것은 괴롭고 한계가 있다. 천천히, 차근차근 해 나가면서 그 속에서 재미를 찾는다. 그런 마음으로 일하니 무리하게 하지 않는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창업을 하게 되었다. 여유를 가졌다고 해서 불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럴 때 부산창업성장지원본부에서 받은 많은 교육이 도움이 되었다. 저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주셔서 늘 감사하다. 재창업을 꿈꿨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게 용기를 주는 교육도 많았고, 저보다 어린 분, 나이가 많은 분들 등 창업의 성공사례 소개 시간을 가지면서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 외에 마케팅과 홍보 같은 유익한 교육들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사업을 시작하면 많이 고독하다. 가는 길에 정답은 없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고 답답할 때면 상담도 많이 해주셨다. 센터 내에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과 정보를 나누고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동료 의식을 나누는 것 같아서 심적으로 많은 위로와 힘이 되었다.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은

하나를 만들더라도 제대로 만든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그래서 소비자가 저희 제품을 하나만 사용하시더라도 잘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하나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최종 목표는 세계적 기업의 제품과 어깨를 견줄 만한 성능을 가진 제품으로 한국에서 만들었지만 정말 좋은 장비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장비 회사들이 있다. 저희 회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선박 항해 통신 장비로 불리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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