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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INTERVIEW

㈜위너스피티 노진태 대표

 

 

"프레젠테이션 두려움 극복, 확신과 연습이 해답"

 

 

  스타트업 대표와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 이하 PT)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창업 초기 자신의 사업을 타인에게 알리는 것부터 투자 유치를 위한 설명회, 지원 사업, 경쟁 입찰 등에서 사업을 따 내기 위한 발표까지, PT는 기업의 성장과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바로 PT이다. 누구나 스티브 잡스처럼 멋진 발표를 꿈꾸지만, 정작 청중 앞에 서면 밀려오는 긴장을 떨쳐낼 방법이 없다. 어려워만 보이는 PT를 탁월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부산 유일의 PT 전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노진태 대표가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Q. PT 전문기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대학 시절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디자인과 홈페이지 외주 작업을 하면서 계산서를 발급해야했기 때문이다. 이후 서울의 광고 에이전시에 취업했다가 가족의 건강 문제로 부산에 다시 와 일을 하려고 보니, 관련 직종의 월급이 너무 적어서 힘들었다. 노력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일을 찾다 영업을 시작했다. 제약회사, 카드, 텔레마케터 등으로 일을 하던 중 영국에 유학을 다녀 온 친구와 함께 시각디자인 회사를 설립했다. 주로 CI 제작과 홈페이지 제작을 했는데, 시각디자인 회사 업무가 리스크가 너무 크더라. 특히 오탈자 같은 작은 실수만 있어도 인쇄 제작비에서 리스크가 큰데다, 홈페이지 제작도 사후관리에 손이 많이 갔다. 그러던 중 우연히 대학의 연구과제 PT작업 의뢰가 들어 왔다. 작업 리스크도 거의 없고, 작업 이후에도 고객 관리가 깔끔하게 이뤄졌다. 어차피 밤을 새면서 고민하고 작업하는 거라면 이쪽이 훨씬 일하기가 좋았다.

 

친구와 함께 하던 사업을 끝내면서 홀로 위너스피티를 창업했다. 영업 경력을 살려 우직하게 고객 유치에 나섰는데 생각보다 부산에 PT작업이 많지 않았다. 사업을 준비할 당시 부산에 PT업체가 하나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서울 쪽으로 자리를 옮겼더라. 지금은 일반 디자인회사들도 PT작업을 종종 하고 있지만 당시엔 그만큼 일이 없었던 거다. 그러다가 2010년 즈음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스티브 잡스의 PT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기도 했고, 서울 쪽 관공서의 PT를 보면서 지방 기관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된 거다. 그때부터 우리 회사를 찾는 분들이 계속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 아쉬운 점은 기업의 입찰 수주나 투자 유도를 이끌어내는 전략적 PT보다는 보고나 발표 프로젝트가 여전히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위너스피티의 슬로건이 ‘Behind Your Victory’이다. 말 그대로 고객의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해 돕겠다는 의미인데, 앞으로는 기업의 성취에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으면 한다.

 

 

                                                                                                                                                   <사진 : 위너스피티 제공>

 

Q. PT 강의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A. 개인적으로 강사의 꿈이 있었다. 영업을 하면서 자기계발 관련 강의를 많이 들었는데, 나도 저들처럼 자신의 노하우나 성공경험을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회사가 조금씩 성장하면서 PT 강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처음부터 나를 불러줄 곳이 없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PT 스펙 업 데이라는 이름으로 부산대 앞 카페 공간에서 시작했다. 당시에는 개인적인 강의 커리큘럼이 풍성하지 않다보니 서울의 PT 전문가들을 직접 초빙하기도 했다. 청중을 위한 것도 있었지만 스스로도 배우고 싶었다. 그렇게 1년 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한 지역지에서 취재가 나오더라. 사실 인터뷰에 거부감 같은 게 있었는데, 신문에 난 후 반년 치 강의 스케줄이 잡히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던 강의 프로그램이 비즈니스 모델이 된 셈이다. 더욱 전문적인 강의를 위해 친분이 있던 현재의 이사님을 모셔 교육 파트를 확대했다. 현재는 위너스피티 데이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이사님과 나는 PT 강의 방식이 조금 다르다. 나는 개인적 경험이나 이야기를 접목하거나, 강의 주제와 연결될 만한 다양한 소스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반면 이사님은 좀 더 정확한 수치나 정보를 근거로 강의를 이끌어간다. 기업 강연을 가보면 직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레크리에이션 강사처럼 하는 분들이 계신데, 우리는 그런 방식보다는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영상 자료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그러다 강의에 집중하는 몇몇 분들을 만나면, 그때부터는 대화하듯이 편안하게 강연을 하게 된다.

 

Q. 사실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이 PT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A. 사람들에게 있는 다양한 두려움 중 발표공포증1위를 차지한다는 자료가 있다. 고소공포증보다도 크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PT에서 긴장이나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PT 전문가들도 낯선 곳에서는 긴장을 하게 마련이다. 우선 그 긴장을 받아들이는 게 첫 번째다. 고소공포증이 높은 곳에서 몸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본능 아닌가. 발표 전 긴장감은 PT를 더욱 신중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친분이 있는 PT 전문가 한 분이 디자인은 기획을 넘을 수 없고, 기획은 본질을 넘을 수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PT의 본질은 전략이자 비즈니스 모델이다. 본질이 약하면 PT나 디자인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IR교육 현장을 가서 창업가들을 만나면 느낌이 온다. 자신의 사업과 아이템에 대한 확신이 있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지원금을 받아 안정적으로 사업 운영을 해보려는 분들이 계신다. 투자자들은 직감적으로 그들을 구별해낸다. 비즈니스모델이 아무리 훌륭해도 그걸 운용하는 사람이 자신이 없어 보이면 누가 자기 돈을 투자하겠나. PT를 잘 하기 위해선 자기 사업에 대한 확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거창한 성공보다 오히려 그런 열정이나 신념이 창업가 정신이 아닐까 한다.

 

 

 

Q. 그럼에도 PT를 잘 할 수 있는 비법이 있다면 알려 달라

A. 여러 팁이 있겠지만 한 가지만 꼽자면 연습을 강조하고 싶다.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 여쭤보면 이상하게 PT 연습을 많이 한 분들이 잘 없다. 학교 과제 발표할 때도 그보다는 많이 하지 않으셨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PT의 중요성을 가볍게 생각한 건 아닌지, PT 한 번 잘하면 진짜 기업의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게 연습 없이 PT를 하고 나서 원래 나는 발표를 잘 못해 하는 경우도 있다. 스크린만 보며 PT를 하는 건 연습을 안 한 거다. 자기 사업에 대한 자료나 근거가 숙지가 안됐다는 의미다.

 

사실 PT를 통해 정부지원 사업 등의 자금을 받을 수도 있지만, 현장의 심사위원들과 또 다른 인연이 생길 수도 있다. 거기 들어오는 교수나 투자자들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 한 번의 발표가 그만큼 중요하다. 성의 없는 PT가 자기 회사의 다음 기회를 막을 수도 있는 셈이다. PT의 매력은 10분 남짓한 순간에 기업의 가능성을 무한히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업을 따 내고, 경쟁에서 이기고, 투자를 받는 그 순간 기업의 미래가 달라지는 거다. 단지 심사를 받는다는 생각보다는 장기적인 고객을 만난다는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

 

위너스피티 담당자들 역시 다수의 PT 경험이 있음에도, 진짜 연습을 많이 한다. 나중에는 자동으로 튀어 나온다. 어디에 무슨 자료가 있는지 몸이 기억할 정도다. 또 하나는 자기가 하는 PT를 녹화해서 보는 걸 추천한다. 사람은 저마다 말하는 습관이 있다. 말할 때 , , 등을 자기도 모르게 하는 거다. 자기도 모르게 하던 이 습관은 영상으로 확인하면 바로 고칠 수 있다. 혹 자신의 PT 습관을 점검해보고 싶은 분들은 앱스토어에 위너스피티 발표연습 어플리케이션을 무료로 올려놨으니,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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