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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CEO열전

<㈜기장사람들> 박상호(4기) 대표



건강하고 깨끗한 기장미역으로 고객의 식탁을 행복하게

 

부산 기장의 대표 특산물인 미역. 이러한 기장 특산물을 전문으로 생산, 유통, 판매하는 <기장사람들> 박상호 대표는 인터넷으로 미역을 사먹는 게 익숙하지 않던 2000년 대 초반 고객들의 숨겨진 니즈를 파악해 창업에 나섰다. ‘식탁 위의 즐거움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기업을 슬로건으로 박 대표는 10여 년간 한 우물을 판 끝에 최근 부산의 30대 대표 창업 기업 선정 및 부산시장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창업을 20대 초반에 한 것으로 아는데 일찍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원래부터 직장 생활보다는 창업을 꿈꾸고 있었다. 창업 당시 김 유통업체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처음 사업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사이버무역과를 전공하면서 쇼핑몰을 만드는 과제가 있었는데, 이왕 만든다면 제대로 만들자는 생각에서 사이트를 만들었다.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 주문이 들어오면 포장해서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10년 동안 일을 했는데, 당시 사장님이 너무 잘 해 주셨다. 사소한 부분도 많이 챙겨주니까 나도 더 열심히 일했다. 그러다보니 사장님도 나를 좋게 본 거 같다. 시간이 지나며 나도 경력이 쌓이고, 회사에 계속 있는 것이 상호 간에 부담이 되는 것도 같았고 무엇보다도 본격적으로 기장특산물을 판매해보고 싶은 마음에 2012년 법인을 세우고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기장 미역을 아이템으로 정한 이유가 있다면?


김 유통업을 하면서 나만의 아이템을 찾다 부산의 특산품을 판매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당시 미역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사람들도 대부분 조그만 봉지 미역을 사다 먹었다. 질 좋은 고급 미역을 판매하려고 하니, 주변에서 그렇게 비싼 미역을 누가 사먹느냐고 하더라. 마침 기존 회사에서 납품하던 영남권 일대의 마트에서 햇김 행사를 제안하며 새로운 아이템이 없냐고 했다. 시장 조사도 할 겸 사장님께 말씀드리고 산모용 미역 제품을 4만 원대에 매장에 깔았다.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도 있었지만 10명 중 3명은 제품의 품질을 보고 사 갔다. 전국에서 유통을 하면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주 소비자를 산모로 설정하고 아이랑산모라는 이름의 쇼핑몰을 열었다. 일주일이 지나자 첫 주문이 들어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성장한 셈이다.

 




당시 온라인으로 미역을 판매하는 경우가 적었다고 하는데 마케팅은 어떻게 했나?


매일 저녁 인터넷을 붙잡고 살았다. 당시 한 포털 사이트에 지식인 서비스가 유행이었는데, 미역 관련 질문이 올라오면 밤새도록 답변을 달았다. 단순히 돈을 들여 광고하기보다 시간과 정성을 많이 쏟았다. 인터넷에 미역에 대한 질문을 올리는 사람들은 그만큼 미역에 관심이 있고, 구매 의사가 있는 분들이다. 특히 임산부나 선물 용도로 찾는 분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자세한 정보와 정성을 들인 답글을 남겼다. 사이트 이름도 아이와 산모를 내세우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좋게 봐 주셨던 것 같다. 쇼핑몰도 잘 꾸며놨었다. 그렇게 주문이 늘었고, 구매 고객들이 입소문도 많이 내주셨다.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선물도 넣었다. 당시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이라 여성분들이 휴대폰에 액세서리를 많이 달고 다니던 때였다. 그래서 우리 사이트 이름을 넣은 액정을 닦는 고리를 사은품으로 줬다. 어머니들이 모이는 자리에선 자연스러운 홍보효과도 있었다. 지금은 포털사이트에 산모 미역, 기장 미역으로 검색하면 우리가 가장 먼저 상위 노출이 된다. 매출이나 인지도에서 선두에 서 있는 셈이다. 오랫동안 꾸준히 사업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구매 고객들에게 고급 대나무원사로 제작한 손수건을 증정하고 있다. 산모들이나 아기들이 가장 많이 쓰는 물건이 뭘까 생각해 본 결과다. 우리 회사의 하트미역같은 경우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페 같은 SNS에서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역하면 생일 같은 기쁜 날이 생각나지 않나. 특히 우리나라는 기념일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다. 돌 답례품, 기업체나 보험사의 고객관리용 등 주변사람들을 향한 마음을 담은 제품을 고심하다 만든 제품이 하트미역인데 많이 좋아해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다.

 

많은 분들이 <기장사람들>의 제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면?


우선 질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 게 이유가 아닐까 한다. 처음에 사업을 시작할 때 기장은 물론 진도, 완도 미역까지 모두 취급했다. 사업을 하면서 점점 기장 미역 제품으로 전문화해 나갔다. 우선 가격에 비해 기장 미역의 품질이 제일 좋았다. 완도 미역은 너무 흔하고, 진도 미역의 경우는 가격이 비싸다. 진도 미역은 섬에 자연적으로 씨를 붙여 나는 미역이라 희소한 데다 가격이 매우 비쌀 수밖에 없다. 양이 너무 적다보니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기장 미역도 양이 점점 줄고 있는데 우리 고객들에게는 꾸준히 좋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기장에 우리처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업체가 많이 늘었다. 기존의 큰 회사도 여전히 있다. 우리는 그 사이에서 적절히 포지션을 유지하려 한다. 큰 회사는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고, 대부분 마트에 납품하는 업체라 마트와 온라인의 판매 가격을 맞춰 설정해야 한다. 그런데 마트에 납품하다보면 만만치 않은 수수료가 발생한다. 업체가 그런 부분을 고려하다보면 제품 가격에 거품이 다소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 거품을 뺀 가격으로 승부한다. 시장에서 우리 제품은 중간 정도 가격이다. 그러나 비슷한 가격에도 좋은 미역과 서비스를 선점해 제공한다는 자신감이 있다.

 

또 하나는 고객들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홈페이지에 고객들의 구매 후기가 많이 올라오는데, 최선을 다해 댓글을 달고 있다. 가끔 제품에 대한 안 좋은 평가도 올라오면 고객들이 납득할 조치를 취하려 노력한다. 규모가 작은 회사는 판매 후 서비스가 부족하기 쉽다. 우리도 창업 초기 그런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는 안 되겠더라. 지금은 매뉴얼을 정해 대응하고 있다. 또 그분들이 올리는 글이 우리에겐 좋은 데이터이기도 하다.

 



생산라인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창업 초기에 생산자들을 일일이 만났다. 처음이라 물건이 없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어민들마다 미역을 채취하는 어장이 다 다르다. 좋은 어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을 소개 받는 게 관건인 거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계속 찾아갔다. 가서 사람들 얘기 들으며 서서히 알아갔다. 가서 들어보면 그해 수확 상황이나 시세 등에 감이 잡힌다. 올해는 어느 집 수확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도 있다. 제품 수매할 때 굉장히 유용한 정보이다. 우리는 구입 시 대금 지급을 확실히 한다. 외상이 없다보니 지금은 좋은 제품을 먼저 받을 수 있다. 여러 군데와 거래를 하고 있는데, 꾸준히 거래하다보니 생산자들과도 신뢰가 있다. 김을 유통하면서 해조류를 보는 눈이 있었던 점도 다행이었다.

 

향후 그리는 회사의 청사진이 있다면?


한동안 지금의 규모를 유지하며 온라인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해외 수출도 생각 중이다. 온라인판매는 소비자와 다이렉트로 만날 수 있어 좋다. 자금 회전에도 용이하다. 대형 마트에 납품을 하는 건 아주 좋은 조건이 아니라면 내키지 않는다. 지금의 유통 구조에서 마트 납품은 마음만 상할 뿐이다. 조금만 일이 생겨도 작은 기업은 굉장히 어려워진다. 재고처리도 어렵고, 때마다 행사를 위해 비용도 많이 든다. 게다가 마트에 불려다니느라 몸만 힘들고 정작 남는 게 없다. 내실 있게 사업을 운영하고 싶다. 당장은 매출이 적어도 남는 시간과 비용을 소비자와 서비스에 투자할 생각이다. 온라인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고 거기에만 집중해도 할 일이 너무 많다. 아직 관리할 사람이 부족하지만 아이디어는 많다. 중국, 일본 쇼핑몰에도 계정을 만들어 판매하고 싶다. 아직 실적이 필요해 시간을 두고 계획 중이다.

 

사업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김 회사에서 일할 때 당시 사장님을 따라 다니며 많은 걸 배웠다. MD와 미팅시 필요한 행동들도 알게 모르게 자연스럽게 많이 체득했다. 늘 해오던 일이었고, 그동안 일에 쏟아온 시간들이 지금의 감각을 만든 게 아닌가 한다. 유통은 어렵다하지만 한 우물을 파면 될 것 같다. 그리고 메모가 정말 중요하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릴 수밖에 없다. 외근을 다니다가도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많은데 그때 메모를 해야 한다. 할 일과 한 일을 정확히 체크해 관리를 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사업을 하며 항상 느끼는 점은 사람이 하는 일에 안되는 게 없다는 것이었다. 창업 후 어려움이 생기고 막힐 때 심리적으로 몰리기도 하고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직접 부딪쳐보면 풀리는 경우가 진짜 많았다. 처음에 나는 컴퓨터도 잘 못했다. 그런데 공부하고 주변 정보를 활용하고 하니까 쇼핑몰을 설립하고 결국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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