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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CEO열전

<해피레인> 표기쁨(4기) 대표

 

행복해지고 싶나요? 해피레인으로 오세요~

 

  작은 일이라도 마음을 다해 집중해 본 사람들은 안다. 그것이 얼마나 행복한 행위인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자연스럽고 당연할 때, 그리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행복은 한결 깊어진다.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다른 이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던가. 그런 점에서 <해피레인>은 일상 속 작은 행복감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부산 남포동에 위치한 <해피레인>은 핸드메이드 소품을 비롯해 피규어 등 키덜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신만의 픽셀브로치를 만드는 펄러비즈 체험도 가능하다. 그곳에서 이름마저 기분 좋은 표기쁨 대표를 만났다.

 

 

해피레인이라는 이름이 참 특이하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제 이름 중 기쁨과 사촌 언니 이름의 단비를 따 이름 붙였다. 서로의 이름을 따 더욱 특별하다.

 

지금의 아이템으로 창업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자연스러웠다. 어머니가 미술학원을 하신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크레파스나 물감이 항상 곁에 있었다. 나에게 그림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냥 다른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예술중학교를 갔었다. 예술고 진학이 일반적이었는데 외고를 갔다. 그리고 대학을 안 가고 실내 인테리어 관련 회사에 취직했다. 관심이 있어서 취직했었는데 시간이 가면서 잘 안 맞는 부분이 너무 많아졌다.

 

직장을 나온 후 학원 일과 함께 주말 프리마켓에 참여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교류가 생겼다. 그분들 중에 청년창업지원프로그램을 수료한 분이 계셨다. 조금씩 정보를 듣게 됐고 자연스럽게 창업을 하게 됐다. 큰 결심이나 결단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내 작품으로 매장을 내고 싶었는데 좋은 정보를 듣게 됐고 다행히 가족들이 지원군이 되어줬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창업 과정에서 힘들었던 일이 있었다면

 

중앙동에 공방을 낸 적이 있다. 그때 건물주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관리자분이 좀 이상한 분이었다. 결국 법적 절차까지 갈 뻔 했다. 다행히 그 전에 일이 마무리 되었지만 사람에 대한 신뢰가 깨진 경험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큰 사건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나니 어떻게 또 잘 해결이 되더라.

 

또 하나는 아무래도 자금이다. 사업의 성격 상 일단 오프라인 매장을 있어야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사업자금이 필요했다. 3층의 해피레인 사업장은 가족들의 도움이 있었다. 키덜트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1층 매장은 지원프로그램의 도움도 굉장히 컸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금 문제에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점점 크게 연연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돈이 많이 벌려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 큰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본적인 매출이 있어야하지만 지금 이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사실 주변에 혼자 힘들게 사업하는 걸 보면 난 정말 복 받은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 가족과 함께 일하는 것, 사소한 것까지 다 터놓고 나눌 수 있는 이들과 함께해 정말 든든하다.

 

가게에 개성 있는 작품과 제품들이 많다

 

제품의 경우 소문을 듣거나 정보를 찾으면 직접 가서 보고 구매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다. 사실 일이라기보다 취미에 가까운 셈이다. 제 자신이 피규어를 좋아하고 모으고 전시하는 걸 재밌어 한다. 그래서 굳이 꼭 팔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서 모으는 거다. 그리고 팔렸을 때는 더 좋은 사람한테 가는 것이겠거니 한다.

 

가게를 채운 작품들은 옛날부터 그려온 걸 하나하나 모은 것이다. 아직 따로 홍보를 하지 않고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운영만 하고 있는데 다행히 여러 분들이 알고 구매 문의를 하신다. 아직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1:1 판매가 이뤄지는 형태다. 블로그도 주로 내가 하거나 언니와 함께 운영한다. 블로그 운영은 홍보에 목적을 두기보다 매장 이사한 내용이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올린다. 블로그에 놀러온 이웃이라면 꾸며진 매장이나 제품만 보기 보다는 소박한 이야기들이 궁금할 것 같았다.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작업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지 않는다. 매장 운영을 하면서 중간중간 시간을 내 3층 작업실이나 집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림이라는 것이 잘 그려지는 때가 있는가하면 붓도 들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 기복을 줄이는 것이 어렵다. 컨디션에 따라 결과물도 조금씩 다르다보니 작품 의뢰에 책임감과 부담이 생긴다. 인물화나 반려동물 그림의 주문이 있는데, 아직 사람은 어렵다. 그러다보니 잘 그릴 수 있을까, 열심히 그려놓고도 맘에 들어 하지 않으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작업은 가족과 나눠 하고 있다. 언니와 내가 그림을 그리고 엄마와 이모가 뜨개질 제품을 만드신다. 1층 숍은 제가 주로 운영하고 3층은 나머지 분들이 하는 식이다.

 

아이디어나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는 곳이 있다면

 

사촌 언니는 주로 음악이나 그림 등의 작품에서 얻는다고 하는데, 저는 주변의 것들에서 얻는 편이다. 뚜렷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예전부터 골목이나 전봇대처럼 사람들의 이야기가 묻어 있는 일상적인 것들을 그리기 좋아했다. 특히 오래되고 생명이 깃들어 있는 것들을 좋아한다. 시멘트 틈에 잎사귀라든지 마을 풍경 등이다. 그리고 고양이를 좋아한다. 좋아서 그리다보니 더 관심이 가게 되더라. 운명처럼 집 근처에서 길냥이를 줍기도 했다.

 


다양한 고객들이 있을 텐데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가족 단위나 커플 고객들이 많이 오신다. 한번은 제주도에서 온 가족들이 비즈 체험을 하고 갔다. 그렇게 먼 곳에서 여기까지 와서 체험을 하고 간 게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들 보면 행복해보이고 좋아 보인다. 아이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경우도 있다.

 

사업목표에 대해 듣고 싶다

 

사람들이 알아봐 주시는 거. 작품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아직은 수익보다 그게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엔 해피레인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 지금은 유명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피규어들을 사와서 판매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만의 캐릭터를 제품화하고 싶다.

 

사업목표는 아니지만 항상 마음에 가지고 있는 꿈이 있다. 1층에 매장, 2층에 체험 공간, 3층에 작업실, 4층에 주거 공간이 있는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것이다. 행복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 나도 행복하게 작업하고 사람들이 와서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구매한 작품을 통해 행복이 옮겨졌으면 좋겠다.

 

사업을 끝까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창업을 하고 저 역시 이게 지금 잘 가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다는 걸 배웠다. 그 때 그 때 포기하지 않고 해보자, 가보자 하고 넘기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지금도 가족들끼리 식사자리에서 이렇게 가게를 차리고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얘기하곤 한다. 힘든 일, 힘든 시기는 분명히 있지만 그건 지나갈 것이고, 또 지나고 나면 분명 잘 될 때가 온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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