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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CEO열전

<와이스토리> 윤성혜(4기) 대표

 

 

이야기의 즐거움, 와이스토리가 들려 드립니다

 

  이야기의 시대다. 개인은 물론 기업, 기관 나아가 지역에 이르기까지 스토리텔링이 관심사가 되었다. 감각을 자극하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진심과 감성이 감동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이야기를 만들고 전하는 데에는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여기 이야기 만들기는 쉽고 즐거운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나아가 이야기하기를 우리 생활 속 습관과도 같은 놀이로 만들고 싶단다. <와이스토리> 윤성혜 대표다.

 

 

<와이스토리>에 대해 소개해 달라

 

스토리텔링콘텐츠 창조기업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개인과 기업의 고유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글, 영상,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로 표현하는 일을 했다. 지금은 좀 더 명확한 방향과 노하우를 가지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스토리카드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코칭과 컨설팅, 게임 등을 제작하고 있다.

 

사업 아이템으로 이야기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IT회사 기획부서에서 5년 정도 일했었다. 제안서를 많이 썼는데, 직장을 마치고 강의를 많이 듣다보니 시대의 트렌드와 그 안에서의 내 역할이 어렴풋이 보였다. 원래 어릴 때부터 교육에 관한 일을 하고 싶었지만 스스로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있었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 많았고. 처음에는 자기탐색전문가를 표방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도권 교육 밖에서도 교육관련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점차 이야기를 활용한 교육 관련 사업을 해야겠다는 정체성이 확립됐다. 개인이나 조직의 이야기 콘텐츠를 다루는 일에서 근본적인 정서를 다루는 작업으로 사업 형태가 많이 달라졌는데 굉장히 기쁘다. 개인적으로도 희열을 느낀다.

 

스토리카드는 무엇인가

 

이야기톡 카드이다. 보드게임으로 출시되었다.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 계기이기도 했다. 80장의 그림 카드를 이용해 약 서른 가지 정도의 게임이 가능하다. 그림과 문장 카드를 이어가며 이야기를 구성하거나 둘 이상의 사람이 모여 상대의 이야기를 이어가기 등이 있다. 결말카드를 활용한 일종의 이야기 승부도 있다. 서로 자기의 카드 결말로 이끌며 중간중간 복선과 반전을 이용하기도 한다.

 

제작에 2년 정도 걸렸다. 원칙은 현실성이었다. 주위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중복 없이 빠지지 않아야 했다. 인물, 사건, 배경 등 이야기요소도 겹치지 않도록 만들었다. 초중고교 교과서에 실린 모든 이야기를 발췌해 엑셀에 정리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수백편의 영화, 소셜미디어의 이모티콘 표정도 분석해 감정을 정리해 자료화했다. 축적된 자료가 몇 만 시트였다. 연구원 다섯과 시뮬레이션만 삼천 회 가량 했었다.

 

작가 섭외에도 공을 들였다. 커뮤니티를 통해 10여 명의 작가를 섭외해 샘플을 받고,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했다. 그분과 9개월 간 작업했다. 고생을 많이 했는데 작가님 덕을 많이 봤다. 그렇게 만든 카드다 보니 타로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사용자들이 자기가 어제 겪은 일이라는 거다. 확률적으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요소를 넣다보니 그런 것 같다.

 

 

이야기를 만들 때 중요시하는 부분이 있나

 

이야기는 만드는 게 아니라 발굴하는 것이다. 지금도 여러 가지를 시도한다. 몇 년 전보다는 아무래도 노하우가 쌓였지만 계속 업그레이드 중이다. 우선은 이야기를 찾는 것이다. 수많은 에피소드 중 하나의 대표 에피소드를 찾는 것, 이 과정은 서로에게 지난한 과정이다. 대상의 출생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는 시간이다. 그렇게 대표 에피소드가 나오면 이야기의 원칙을 가미한다. 나만 재밌는 게 아니라 남에게도 재밌어야 하니까. 그러려면 개연성, 구체성, 일관성, 갈등이 필요하다. 그렇게 걸러 나온 건 한 문장이지만 책 한 권 이상의 관찰 끝에 탄생하는 거다. 일종의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갔다가 돌아오기 구조라고 말한다. 집을 떠났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거다. 반지의 제왕, 오즈의 마법사 등도 그렇다. 그 구조가 인간이 받아들이는 가장 쉽고 강렬한 형태의 놀이이다. 그 형태의 극단적 단순화 중 하나가 아기들에게 하는 까꿍놀이다. 아기들에게 엄마~ 없다 하다가 쨘하고 돌아오는 놀이다. 숨바꼭질이다.

 

이야기를 원으로 그려보면 안정된 세상을 벗어나 모험을 하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순환의 과정이다. 일상의 세계에서 모험의 세계로, 엄마가 있는 곳에서 엄마가 사라진 긴장의 세계로 순간적 전환이 긴장을 만든다. 모든 놀이와 의식도 크게는 이런 구조에 속해 있다. 이야기는 그렇게 인간 본능과 닿아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더 스토리텔링을 논하고 있다. 지금 시대가 리더 한 사람의 카리스마가 아니라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일이 진행되는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더 이상 구호가 아닌 모범이 필요한 시대인 거다. 행동과 리더십에도 이야기와 근거가 요구되는 시대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얼마 전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다. 선택교과 중 이야기 창작하기 과정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강조한 것이 스토리텔링은 작문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국어 선생님들과 함께 작업했는데 결국 작문책 형태로 나왔다. 영제도 ‘Writing’이다.

 

이야기톡 카드를 가지고 박람회에 나가면 부모님들이 아이를 데리고 많이 오신다. 창의력 교구처럼 보이니까. 그래서 이야기카드라고 설명하고 함께 게임을 권하면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거절하신다. 작문 실력이 없다는 이유다. 그렇게 아이만 카드게임을 하면 그때부터 그건 공부가 된다. 아이들이 이야기를 만들면 안하신다는 부모님이 뒤에서 지도를 하는 경우도 많다.

 

이야기는 작문이 아니다. 글로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때로는 예능의 기승전결로, 예술작품으로, 때로는 행정 계획안으로 표현될 수도 있다. 저는 스토리텔링 건축가, 스토리텔링 복지사 등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 스토리텔링의 플랫폼이 되고 싶다. 얼마 전부터 기업들의 단발성 의뢰 사업은 거절하고 있다.

 

일부분 교육회사로 보여 지는 부분이 있는데, 놀이회사로 인식되고 싶다. 교육에 재미가 첨가된 것이 아닌 놀이가 상위 키워드다. 스토리카드 게임이 지금의 화투 자리를 대체하는 날을 꿈꾸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 만들기를 즐겁고 부담 없이 받아들이는 거다.

 

예전부터 조금은 막연히 말하는 목표였는데, 독일의 한 보드게임 박람회에서 현실적 가능성을 봤다. 벡스코 몇 배 크기의 컨벤션홀에 가득 찬 남녀노소가 하루 종일 게임을 함께 즐기고 있었다. 게임은 일종의 약속이다. 현실과 똑같이 생긴 장난감보다 예전 돌멩이를 갖고 놀 때가 더욱 많은 놀이의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 보드게임은 모바일 게임과 같은 일방적 강제성이 없다. 그저 서로 간의 약속이 있으면 된다. 상상력과 사회성이 자극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마케팅도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설 생각이다. 방송도 적극적으로 하고 강의도 늘이고 박람회 참여도 많이 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발을 많이 움직여야 할 것 같다. 해외수출도 목표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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