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Z INSIGHT2018.12.28 10:46


처음 만나는 자연과학 전문 책방

<책방동주> 이동주 대표

 

주인의 취향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구가 중인 전국의 동네책방들. 대부분 독립서적이나 매거진 혹은 대중문학을 위주로 판매하는 가운데 독특한 행보를 보이는 서점 한 곳이 눈에 띈다. ‘자연과학 책방이라는 확실한 콘셉트로 유치원생부터 청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흡수하고 있는 <책방동주>. 이곳을 운영 중인 이동주 대표는 스스로를 그림 그리는 과학자로 칭한다.

 

Q. 어떻게 과학을 주제로 책방을 열게 됐는지 궁금하다

우선 제 소개가 필요할 것 같다. 현재 <책방동주> 대표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지만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가르치는 교육자이자, 연구활동을 수행하는 과학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책방이 아닌, 개인적인 연구소를 꾸리는 것이 목표였다. 집에 쌓여 있는 책이나 무거운 연구장비 등을 가져와서 연구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한 거다. 그러다 문득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어려움 없이 쉽게 들어와서 과학을 접할 수 있게 될까를 고민하게 됐는데, 그 답이 책방이었다. 자연스레 책방의 주제도 자연과학이 됐다. 둘러보면 아시겠지만 아무래도 생물학에 관련된 도서가 많은 편이다.

 

 

Q. 책방 운영시간이 짧은 편이다

평일에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문을 연다. 연구나 강의, 외부강연을 맡고 있다 보니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종종 영업시간 연장을 요청하는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 가게 일정에 맞추어 찾아오시는 편이다.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음에도 꾸준히 찾아주시는 이유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대부분 과학과 관련된 질문 한두 개는 갖고 있지만 제대로 물어볼 곳도, 답변을 들을 곳도 없지 않나. 물론 저와의 대화 한 번으로 궁금증을 완전히 해소하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한 번 방문한 분들의 재방문율이 높은 편인 것 같다.

 

 

 

Q. 주로 어떤 손님이 <책방동주>를 찾나

일단 콘셉트가 명확하기 때문에 과학에 흥미를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방문한다. 학생들도 많지만, 특히 어릴 적 꿈이 과학자였던 40~50대 분들도 제법 있다. 현재는 다른 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흥미를 갖고 계신 거다. 과학자들은 어떤 연구를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과학에 관심 많은 아이들과 함께 찾는 어머니들도 있다. 처음에는 아이 때문에 방문하지만, 책방에 진열된 다양한 식물 관련 서적들을 보고 나면 이후에는 그것 때문에 오시는 것 같다. 인테리어의 정점은 결국 식물 인테리어라고 하지 않나.

동네책방이지만 종종 아주 먼 곳에서 방문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마산, 광주, 서울 등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이나 대만에서도 온 분들도 계신다. 어떻게 알고 멀리 여기까지 와주시는지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Q. 직접 생태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들었는데

생태탐방 프로그램은 2004년 이후로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활동이다. 함께 자연을 관찰하면서 채집도 하고, 질문이 있을 때는 설명해주기도 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올여름엔 장산에서 반딧불이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일대에 습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제가 직접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는 곳이기도 하다. 150명 정도의 인원이 함께 산을 오르며 자연을 누리는 경험을 하는데, 준비가 번거롭기는 해도 모두가 즐거워하니까 그만큼 보람이 있다. 매년 진행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이라면 참여해 볼 것을 권한다. 제가 숲해설가이기도 하고, 숲해설가들을 양성하는 강사이기도 해서 만족스러운 탐방을 할 수 있을 거다.

 

 

 

 

 

Q. 책방 수익의 절반을 동식물과 숲에게 돌려주는 것이 운영철칙이라 들었다

사실 책 한 권을 팔아서 남기는 수익이 크지는 않다. 그래도 자연을 아끼고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기 때문에 하고 있다. 주로 산림문화단체 쪽에 기부를 하는 편이고, 그 외에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일에 학생들을 연결해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사람들이 좀 더 과학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지금 계획 중인 것은 영화 속 숨겨진 과학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원령공주혹은 이웃집토토로같은 영화를 보면서 왜 거기 사슴이 있는지, 그게 어떤 의미인지를 함께 파헤쳐 보는 거다.

그리고 제가 그림 그리는 과학자로 활동하지 않나. 논문에 새로운 생물을 소개할 때, 직접 그 생물을 그리는 일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그림은 아니고, ‘사이언티픽 드로잉이라고 해서 학술적 용도로 그리는 그림이다. 앞으로는 이런 그림을 책방에 전시도 하고, 또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 제 목표다. 그래서 생물과학 그림 분야의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

물론 책방 주인이니까 출판에 대한 계획도 있다. 그동안은 생물학 분야 전공서나 대학교재를 발간해왔지만, 이제는 일반인들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다. 이런 활동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과학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떨치고, 친숙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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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루진 뉴스레터 블루진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