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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INTERVIEW

BLOOP(블룹 스타트업 문화 협동조합) 김철훈 대표

 

 

세상을 바꾸는 창업가들의 가교가 되고 싶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팀을 구성해 사업의 청사진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각자의 사업을 가다듬고 시장성을 전망해 본다. 전문가들의 검증과 분석도 빠질 수 없다.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들의 즐거운 축제와도 같은 글로벌 스타트업 위켄드 부산(이하 스타트업 위켄드)’이 이번 11월 네 번째 모임을 갖는다. 창업 환경이 척박한 부산에서 세 번의 스타트업 위켄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곳은 BLOOP(블룹), 각기 자신의 사업을 운영하며 새로운 창업 환경을 꿈꾸는 블룹의 중심에는 김철훈 대표가 있다. 지역 창업가들의 연결 고리가 되고 싶다는 김 대표와 실수를 통해 성장하다라는 의미처럼, 스타트업의 도전을 응원하는 블룹이 만들어 가는 활기찬 창업 생태계를 기대해본다.

 

Q. 스타트업 위켄드에 대하여 설명을 부탁한다

A. 스타트업 위켄드는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오후까지 창업에 대해 관심 있는 이들이 모여 집중적으로 결과물을 도출하는 프로그램이다. 미국에서 2007년도에 만든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 1,500개 이상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다. 먼저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30, 40분들이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그 뒤 투표를 통해 15개 내외의 아이템이 선정되고, 설득 작업을 거쳐 팀이 구성된다. 가상의 스타트업 프로세스와 같다. 멘토가 함께 하며 사업 방향을 잡아주고, 팀은 창업의 기본 뼈대, 청사진을 만든다.

 

이 모든 과정이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아쉬운 점은 창업으로 모두 이어지지 않는다는 거다. 이 점을 보완하고자 지난해부터 엑셀러레이터 분들과 연계하여, 수료를 하면 창업의지 있는 팀을 엑셀러레이터와 함께 비즈니스 모델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까지 엑셀러레이터 기업에 있으면서 보육 프로그램 진행한 적이 있다. 기수 당 4주 프로그램이었는데, 기업들은 투자에 대한 니즈도 있지만, 서비스를 점검하고 발전시키는 것에 더 큰 관심이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 멘토링에 강점이 있는 기업과 컨소시움을 맺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한다. 블룹이 가진 전문가 풀과 기존의 참여 업체 등으로 풀을 형성해서 계속 연결해나갈 생각이다.

 

Q. 부산에서 스타트업 위켄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2013년도에 창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스타트업이라는 말도 익숙하지 않은 때였다. 다문화 관련 사업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소통하고 싶은 부산지역 사람들을 매칭하는 서비스였다. 영화, 공연, 야구 등을 함께 즐기면서 다양하게 문화를 공유하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쓰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영상 감독님 한 분과 함께 창업했는데, 자본도 없고 무엇보다 함께 일할 팀원을 찾기 어려웠다.

 

당시 주변에 비슷한 목표와 비전을 가진 분을 찾다가 사업을 접은 경험이 있다. 그러면서 창업 기업이 어떻게 하면 팀원을 잘 찾을 수 있을까하면서 서울의 사례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스타트업 위켄드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앱센터라는 곳에서 진행하고 있었는데 담당자와 미팅을 하고 프로그램을 참관하면서 프로그램을 부산에서 진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해커톤(팀을 이뤄 마라톤을 하듯 긴 시간 동안 시제품 단계의 결과물을 완성하는 대회) 방식이 부산에 없다는 것도 아쉬웠다.

   

 

 

Q. 마케팅은 어떻게 하고 있나

A. 주로 온라인채널에 올리고 대학교를 찾아가 행사의 취지와 장점을 설명한다. 창업동아리나 예비창업자들에게도 프로그램의 장점을 어필하고 있다. 다행이 해가 갈수록 분위기가 달라진다. 첫 해에는 거의 그게 무슨 소리냐는 분위기였다. 작년부터 좋은 반응들이 왔고, 지금은 가능하면 모두 참여하려 한다. 아직 미비하지만 창업의 계기가 될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

 

지금까지 블룹이 비영리단체로 운영되다 보니 수익 창출은 어려웠다. 그래서 지난 9월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블룹의 구성원들도 1회 스타트업위켄드 부산의 참가자들이다. 프로그램 기획, 디자이너, IT, 프로덕션 등 각자 일을 하면서 프로젝트를 위해 모이는 방식이다. 이제 협동조합형태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관련 프로그램 기획 등이 더욱 구체적으로 가능할 것 같다.

 

Q. 첫 창업 아이템도 그렇고 이러한 커뮤니티 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있다면

A. 소프트웨어를 전공했는데, 사실 나는 학교에서는 부적응자였다. 학교생활보다는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일에 흥미가 갔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서울에 실무교육을 하는 곳을 찾아가 배우곤 했었다. 처음 창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팀원을 찾는 일이었다. 당시의 창업가 교육도 지금처럼 구체적이지 않았고,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사업을 하니 방황을 많이 했었다.

 

그러다 스타트업 위켄드를 알게 된 거였다. 스타트업 위켄드의 라이선스를 발급하는 테크스타스라는 글로벌 엑셀러레이터 기업이 있는데, 1년에 한번 회담을 가진다. 도쿄, 베이징, 홍콩 등 도시별 담당자가 모여서 교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거다. 2015년도에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모임에 참가했는데, 그때 스타트업이 하나의 도시를 넘어, 좀 더 거창하게 말하면 전 세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나는 스타트업 위켄드를 통해 창업가를 많이 배출하겠다는 사명감보다는, 내가 공부하고, 창업하며 느꼈던 아쉬움을 다른 이들이 덜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했으면 한다. 그런 경험과 생각들이 이러한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드는데 흥미를 가지도록 하는 것 같다.

 

 

Q. 향후 블룹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싶은가

A. 블룹은 내년에 스타트업 위크를 론칭하려 한다. 스타트업 위켄드의 라이선스를 발급하는 테크스타스의 프로그램이다. 말 그대로 주중에 하는 창업 프로그램으로, 창업 저변 확대를 목표로 특강이나 토크쇼 형태로 진행이 된다. 다섯 개의 장소에서 다섯 가지 주제로 기 창업자와 예비창업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구글이 후원하는 비영리 커뮤니티인 스타트업 그라인드도 구상 중이다.

 

앞으로 3년 차까지는 라이선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노하우를 갖춘 후 자체 프로그램을 준비할 계획이다. 현재 롯데백화점 내에 청년두드림센터라는 공간이 있는데, 그쪽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청년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을 원하고 있다. 부산의 현안에 대해 팀을 구성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형태의 자체 기획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어서 최종적으로는 창업 생태계와 관련된 축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콘텐츠·기술 분야의 최신 이슈를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창조산업 축제) 같은 형태라 보면 된다. 블룹의 구성원들도 여기에 뜻을 더 모으고 있다.

 

Q. 많은 창업가분들을 만났을 텐데, 창업가들이 갖추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A. 내가 그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는 것은 맞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블룹은 창업가분들의 가교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얼마 전 공유공간을 아이템으로 하는 서울 업체가 광역시 별 거점 확장을 원해 부산에 온 적이 있다. 부산에도 공유공간 스타트업이 있어서 협업을 유도했다. 스타트업은 협업을 통해 성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은 내부에서 소화할 수 있는 것만 생각하기보다는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유연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그런 협업에 대한 중재역할을 하는데 창업가분들 가운데 그런 분들이 많이 없는 것 같다. 협업으로 같이 잘 되고, 경쟁관계라도 협업을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창업가분들의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다.

 

* (편집자 주)블룹을 통해 정보 교류와 협업을 원하는 창업 기업을 위해 연락처를 남깁니다.

블룹 김철훈 대표 010-7907-9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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