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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CEO열전

씨드 박혜라(7기) 대표

 

감성 더한 기장미역으로 성공 향한 티샷을 날리다

 

씨드 박혜라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5, 15년 간 매진해 온 운동을 그만두고 도전한 창업이었다. 주변의 염려를 딛고 박 대표가 선택한 사업 아이템은 50년 넘게 이어온 가업인 기장미역이었다. 자신만의 감각과 감성을 불어넣어 트렌디한 바다 건조식품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박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골프선수로 활동을 했는데, 어떤 계기로 창업을 하게 됐는지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스스로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인데, 운동을 하다 보니 결과에 대한 목마름이 커졌다. 열세 살에 시작해서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갔었다. 2014년도까지 투어 선수로 선수생활을 했다. 골프선수들이 빛 좋은 개살구 같은 경우가 많다. 화려한 투어생활 이면에는 힘든 경우도 많고. 운동을 하면서도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동경과 열망이 항상 있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콜라를 하나 마시더라도 콜라의 맛에 대한 평가보다 이건 누가 만들까 궁금해했다. 또래 친구들이 연예인들 좋아할 때 나는 오히려 창작자, 제작자들을 더 동경했었고, 독서도 이와 관련된 것들만 찾아 읽었다. 그게 너무 재밌었으니까. 해외투어를 다녀도 다른 선수들은 새로운 환경을 궁금해 하고 시합에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기 마련이었는데 나는 현지 시장에 필요한 것들이 눈에 보이더라. 이를테면 화려한 거리에 간판들이 촌스러우면, ‘여기서 간판사업을 하면 잘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식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일이었겠지만 나한텐 즐거움이었다. 그래서 창업은 내게 있어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골프사업도 생각해봤지만, 리스크가 적고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할아버지께서 오랫동안 해조류 양식업을 하셨는데, 기장에서 살아온 내 어린 날을 떠 올려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어린 시절부터 늘 가까이서 봐왔던 질 좋은 기장 해조류의 가치를 높이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였다.

 

 

사업을 시작할 때 주변의 반응은 어땠는지

 

반대가 심했다. 주변에 사업한다고 말하니, 100이면 100 반대했다. 특히 부모님은 운동선수인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으셨고, 15년 동안 골프선수로 활동하는 나를 후원해 오셨기 때문에 창업보다는 훌륭한 골프선수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셨다. 그런 면에서 골프를 접은 걸 안타까워하셨다. 부모님은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토대로 더 나은 환경에서 덜 고생하며 살아가길 바라셨던 것 같다. 사업이란 게 바닥부터 사서 고생을 해야하다보니 부모님 마음으로는 그게 굉장히 속상하셨을 거다. 물론 지금은 저를 누구보다 지지하고 응원해주신다.

 

 

1인 기업으로 창업하면서 어려움이 컸을 것 같다

 

나는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부산 사람, 바다 사람들이 보통 성격이 강하지 않나. 그분들의 마음을 얻고 신뢰를 쌓는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다행이 우리 집 어르신들이 같은 어업에 종사하다보니 그분들과 가족처럼 지낸다. 게다가 우리 집이 양식을 했었기 때문에 기장바다의 조류흐름, 풍향, 날씨, 미역양식의 환경, 건조기술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그런 것 하나하나가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 누구보다 좋은 미역을 선별할 수 있고,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도 가장 큰 경쟁력이다. 해조류는 양식을 하는 사람에 따라 양식자의 성향이 제품에 드러난다. 아버지를 따라 수십 군데의 양식장을 돌고, 여러 분들과 교류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미역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제품도 가장 좋은 것을 팔아야만 고객에게 당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것을 팔기위해 노력했다. 우리와 계약한 양식업자분은 상대적으로 젊은 분인데, 마음이 잘 맞았다. 미역양식이 굉장히 힘들고, 작업환경도 굉장히 열악하다. 이분들의 노고를 우리 제품을 통해 세상에 알리는 것도 나의 사회적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그 분이 알아주시기 때문에 계속 좋은 미역을 공급해주시는 게 아닐까 한다.

 

 

 

 

브랜드와 디자인이 세련됐는데 직접 만든 건지

 

처음엔 해조류를 아이템으로 선정하면서 씨위드(Sea With)’라는 브랜드를 생각했다. 물고기 어()를 이용한 어진세상이라는 브랜드 네임도 생각을 했다. 두 가지를 놓고 로고도 만들어봤는데, 아마추어다보니 바로 사람들에게 내놓기는 부담이 되더라. 그래서 마케팅, 디자인에 종사하는 주변 지인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좋은 분과 인연이 닿았다. 메일로 인사드린 후 첫 차로 서울로 가 만났다. 그렇게 씨드가 태어났다. Sea Dream, 바다로 사람들과 꿈을 나누고, 고객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다는 뜻이다. 또 미역이 바다에서 나는 거라, 바다에서 나는 건강한 씨앗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제품의 손글씨 태그는 내가 좋아하는 아날로그 감성을 적용해봤다. 지금도 친구들에게 손편지를 쓰곤 한다. 우리 상품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쓰이는데, 받는 분들이 그 마음을 어떻게 하면 잘 느낄 수 있을지 고민하다 손글씨 태그를 생각하게 됐다. 잘 쓰지는 못하지만, 친구들이 말하는 제 특유의 소박한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웃음)

 

패키지도 남들과 같은 게 싫었다. 미역상품인걸 다 아는데, 패키지까지 누가 봐도 미역 그림을 넣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우리 브랜드 패키지 디자인의 첫 번째 콘셉트가 미역답지 않은 미역이었다. 그래서 미역이라는 글씨도 작게 표기했다.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추구했다.

 

 

조금씩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데 비결이 있다면

 

서서히 올라가는 중인 것 같다. 쉼 없이 일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일이 너무 재미있었으니까. 난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인데, 운동을 할 때는 한 분야에 집중하다보니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골프를 치면서 나는 늘 최선을 다해왔고 그로인해 세상 앞에 늘 당당할 수 있었다. 지금은 사업을 하면서 작은 것 하나하나씩 이루어가는 재미가 있다. 그런 성취감이 더 열심히 일하는 계기가 된다. 사업을 통해 나 자신의 행복을 찾은 게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

 

 

앞으로의 사업 계획이 궁금하다

 

먼저 진취적이고 긍정적이며 열정적인 우리 직원들을 더 행복하게 하는 게 첫 번째 계획이다. 창업 후 이 사람들이 있어 주변과 소통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다. 항상 고마움 마음이다. 그리고 내가 받은 많은 도움을 사업가로 성공해서 돌려드리고 싶다. 우리 제품의 수익 일부를 미혼모 분들에게 돌려주는 씨드림 프로젝트(가칭)’도 구상중이다. 사회적 기여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늘 멋지고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 좋은 차, 좋은 옷이 멋진 게 아니라 이런 일들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과 의미 있는 협업도 많이 진행하고 싶다. 다양한 분야를 찾고 있다. 문화와 지역, 기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매개체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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