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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CEO열전

<아쿠아진텍㈜> 김근용(6기) 대표


해양수산생물들의 유전정보 분석으로 널리 이로운 세상을

 

  생명체의 정보가 기록된 유전자체, 이를 연구하는 유전정보 분석 산업은 세계적으로 그 주목도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이미 수 년 전 유전체 분석을 통해 인간 수명 연장을 위한 연구를 시작한 구글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유전체 연구 관련 사업들이 시작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리적 특징으로 인해 해양수산 생물들에 대한 유전정보 분석 산업의 중요성이 크다. 국가적인 미래 먹거리로 손꼽히는 이 산업에 부산의 한 창업기업이 뛰어들었다. 김근용 대표의 아쿠아진텍은 해양수산분야 전문과학기업으로 수생태계 생물들의 유전 정보 분석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유전정보 분석이라니 사업 아이템이 독특하다


대학교 박사과정 동안 미세조류, 즉 식물플랑크톤을 연구했다. 그런데 미세조류는 크기가 너무 작다 보니 종의 분류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당시 유전정보를 아용한 계통분류학을 공부해 미세조류 연구에 접목하기도 했다. 이후 박사후연수 과정을 통해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유전정보를 다루게 되면서 다른 생물들에도 계통분류학이 접목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세조류만 다루다가 현재는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다모류, 어류 등 다양한 해양수산생물들로 범위가 확장된 셈이다. 다른 해양생물들에 대한 지식을 계속 쌓으면서 박사후연수 과정을 마친 후 연구소가 아닌 일반기업에 취직하였다. 미세조류를 전문적으로 배양하는 전문기업과 해양생태계를 조사하는 전문기업이었다.

 

직접 창업에 나선 이유가 있었는지


해양수산 분야의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전문가들은 보통 국공립 연구기관에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하는데 개인적으로 공무원이 내키지 않았다. 공무원 문화에 거부감이 있었다고 할까. 나는 우리나라 경제는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이끌어 간다고 생각한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을 하고 싶어 하는데, 그러면 누가 세금을 내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여 국가발전에 이바지지할 수 있겠나. 개인적으로 회사에 들어가든 직접 사업을 운영하든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하고 싶었다.

 

창업을 구체적으로 꿈꾸게 된 건 두 번의 직장생활을 경험한 이후다. 당시 회사가 연구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거나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일반 기업이 연구소 이름을 달고 있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자체적으로 수익이 나야하는데, 나라의 용역사업 또는 연구개발 사업에만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시 다니던 곳도 연구에만 특화되어 있어 실질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다음 단계를 위한 투자도 주춤하게 되더라. 다른 회사는 전문화된 기술이 부족했다. 지금 하고 있는 유전정보 분석 분야에 대한 관심도 낮았고, 나 같은 연구인력 한 명만 보고 고급인력과 고가의 장비들에 투자할 상황도 아니었다. 그래서 직접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쿠아진텍의 비즈니스 모델과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리는 해양수산분야의 전문과학기술기업이다. 해양수산생물들의 유전정보를 분석하여 해석하고 세포 내에서 발생하는 분자 수준의 변화를 수치화하여 진단하는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유전정보에 기초한 분석과 진단뿐만 아니라 관련된 연구에 대한 컨설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물론 기업이기에 적절한 대가를 받고 있으며 가치 있는 연구결과가 도출되었을 때는 과학논문도 함께 작성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유전정보 분석 분야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우리 서비스도 본질적으로는 다른 기업과 같다. 결국 고객이 필요한 정보를 고객에게 가장 빠르고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우리 회사는 해양수산 생물들에 대한 유전정보를 누구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해석하여 제공하는 데 가장 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전정보 분석은 고가의 장비를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보통 규모가 큰 기업들에 의뢰하기 마련인데, 그런 곳들은 그냥 주어진 시료를 기계적으로 해독할 뿐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고객들은 유전정보 분석이 더욱 어렵게 느껴지고 분석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항상 고객들이 의뢰한 시료들을 소중하게 다루며 얻어진 유전정보를 해석하여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실 말은 쉬운데 비전문가가 구현하기는 어렵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결국 맨파워다. A, G, T, C라는 4개의 언어(유전자의 핵산염기서열)로 구성된 유전정보를 자유자제로 분석하며 재해석하고 프라이머라는 일종의 명령어를 설계하는 데 축적된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고객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창업 초기에는 개인적으로 안면이 있었던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수산과학원, 해양과학기술원, 대학교 등의 기관들에서 일하시는 연구원들에게 직접 의뢰받아서 일을 시작했는데, 그분들에게 서비스의 질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는 그분들이 다른 연구원들에게도 적극 추천해주고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조금씩 사업이 확장되고 있다.

 

창업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어려웠던 점보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직원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전문지식을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공유할 것인지 고민했다. 이와 더불어 동료가 가지고 있는 전문지식을 끌어내어 어떻게 우리 사업에 융합시키는 것인지를 함께 고민했다. 우리는 분석 노하우가 중요하다보니 지식 공유가 편안하고 자유로울 때 사업이 무한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업무를 정할 때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잘하고 즐거워하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대표의 몫이다. 각 직원이 열정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고 업무를 적절히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업무의 진행, 권한 범위 안에서의 의사결정, 아이디어 구현, 출퇴근시간, 연차와 휴가 등 많은 부분에서 자유를 주려고 한다. 회사에서의 업무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수행하면서 퇴근 후에는 자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직원을 믿고 업무를 맡기면 그 사람이 주체가 되어 또 다른 프로젝트를 창출할 수 있다. 지금은 창업 초기라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대표인 내가 수주하지만 앞으로는 각 구성원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책임지고 진행하도록 하며 그에 따른 두둑한 보상을 받도록 할 것이다. 그래서 회사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내부적인 소통도 중요시하고 있다. 그래야 회사가 새로운 투자를 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때도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본다.





구상하고 있는 사업 방향은 무엇인가


현재의 사업 모델은 인력과 시간,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유전정보를 일일이 분석하고 해석해야 하는 지식집약, 노동집약적, 자본집약적 사업이다. 현재 유전정보를 이용한 인간의 질병진단 서비스 사업이 활발하다. 이러한 기술을 수산생물들에 적용하여 우리는 앞으로 수산질병의 진단과 방류종묘의 친자확인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에 중심을 두려고 한다. 일례로 수산양식 어민들이 기르는 양식수산물의 건강상태 등을 알고 싶어도 쉽게 의뢰할 만한 곳이 없다. 관련 업무를 국공립기관에서만 수행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반 어민들도 자신들이 생산하는 수산생물의 안정성을 국제적으로 평가하고 공인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코라스(KOLAS: Korea Laboratory Accreditation Scheme, 국가표준제도의 확립 등을 위한 기술표준원 산하 기구) 규격의 인증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더 나아가 국제인증기관으로서 일반 고객들과의 접점을 확장하고 싶다. 해양수산업 종사자들에게 정확하고 빠른 정보를 제공하는 게 우리가 사회에 공헌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수생태계 생물들의 유전적, 기술적, 학술적, 심미적 정보를 올바르고 정확하게 분석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우리 회사의 사명이다.

 

사업을 하면서 지켜나가고 싶은 것은


정도경영이다. 우리는 기업을 깨끗하고 투명하게 운영해 나갈 것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꾸준히 비전을 공유하고 대외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어가고 싶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기업들이 있지만, 그 대표들은 횡령, 탈세, 불법주식증여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되어 있지 않나.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이 거의 없는 셈이다. 지킬 건 지키면서 사업을 해보고 싶다. 또한 회사가 점점 성장해 나가면서 사회에 그 이익을 환원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존경함으로써 뿌리 깊은 애사심을 가지게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제가 좋아하는 구절 중에 파스퇴르가 말한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깃든다는 말이 있다. 꿈을 상기하면서, 주변에 말하고 준비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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